“미래 반도체 패권, 패키징 강화에 달려”

“미래 반도체 패권, 패키징 강화에 달려”

‘기술패권시대의 중심, 한국 반도체산업의 미래 조망’ 정책 포럼
“반도체 인재 육성, 충분한 연구 보상 있어야”

기사승인 2022-12-13 21:06:55
최근 클라우드 등 빅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기술영역이 확대되면서, 고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 이런 반도체를 구현하려면 패키지 공정(패키징)에서 반도체 칩과 외부로 연결되는 전기적 통로를 가급적 짧고 많이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 패키지 안에 칩을 많이 쌓는 기술 확보도 요구된다.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 분야 후발주자인 한국이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한 대안으로 패키지 공정(패키징) 강화가 언급됐다. 패키징은 반도체 특성을 구현한 ‘웨이퍼’와 ‘칩’을 제품화하는 단계다. 반도체 생산단계 중 ‘후(後)공정’에 해당한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술패권시대의 중심, 한국 반도체산업의 미래조망' 정책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최우혁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과장, 이명희 사피엔반도체 대표이사, 강사윤 한국마이크로전자 및 패키징학회장, 조중휘 인천대학교 명예교수,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단장,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이윤식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김지방 쿠키뉴스 대표.

13일 ‘기술패권시대의 중심, 한국 반도체산업의 미래 조망 정책 포럼’ 토론에 참여한 강사윤 한국마이크로전자 및 패키징학회장은 “예전엔 패키징과 테스트 부가가치가 낮았다. 설계가 공정 핵심이었고 테스트는 부수적 이었다”고 밝혔다. 원가절감과 품질에 신경을 쓰다 보니 패키징을 이용한 부가가치 창출에 소홀했다는 것.

‘저장’과 ‘기억’이 주 용도인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시스템반도체는 목적에 따라 칩 용도가 다르다. 그래서 다품종 소량생산 성격을 띤다. 인텔처럼 예외가 있긴 하나, 한 기업이 설계부터 제조를 모두 커버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개 여러 기업이 분업한다.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와 생산파트를 각각 ‘팹리스’ ‘파운드리’라고 부른다. 팹리스는 미국 기업 퀄컴이, 파운드리는 대만기업 TSMC가 선도하고 있다.

IBM과 같은 대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 팹 공정만 하고 패키지 공정은 오사트(OSAT·반도체 웨이퍼 공정 이후 후 공정을 담당하는 회사)기업에 맡겼다. 그러다 2007년 애플 아이폰 등장과 함께 패키지 중요성이 커졌다.

강 회장은 TSMC를 언급하며 “대만은 팹리스가 건강하고, 소부장 업체가 잘하고 있다”며 “동반성장하는 생태계가 형성돼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국내 오사트 기업 점유율이 대만이나 중국에 못 미치고, 또 대부분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돼있는 현실도 전했다.

토론에서 이명희 사피엔반도체 대표이사는 인력난을 지적했다. 지난 2, 3년간 팹리스 벤처는 많이 생겼지만 인력이 부족해 생산성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것. 이 대표는 “팹리스가 통합돼야 하는 부분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기업대비 국내 인프라 지원이 부족하다”고도 언급했다.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최우혁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과장은 “현 정부 반도체 정책은 두 가지로, 잘하고 있는 메모리를 더 잘하자는 것과 못하는 시스템반도체는 어떻게 격차를 좁힐지를 놓고 세부 계획을 기업 환경에 맞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이 암흑기고 미래에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투자가 원활하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특성화 대학 지정 등 인력 양성 작업을 하고 있다. 또 민간 중심 아카데미를 만들어 인력을 양성하는 중이다. 정부는 새해엔 팹리스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4만 평 규모 부지에 팹리스 소부장 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다. 이밖에 3000억원 규모 펀드도 조성해 팹리스 투자가 이뤄지게 할 방침이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단장도 국내 인프라 부족을 지적했다. 김 단장은 “글로벌 기업과 달리 국내엔 없는 공정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팹리스가 파운드리도 할 수 있도록 스펙트럼을 늘려주는 투자를 제안했다. 김 단장은 팹리스 컨트롤타워 구축도 제안했다.

이명희 사피엔반도체 대표이사는 국내 사정에 맞는 유럽 아이덱(IDEC) 프로그램(반도체 설계교육 프로그램) 고도화와 해외인력 수급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국내엔 6개 IDEC 캠퍼스(경북대·광운대·부산대·전남대·충북대·한양대)가 있다.

반도체 인재육성 방안으로 쾌적한 연구 환경조성이 거론됐다.

좌장을 맡은 조중휘 인천대 명예교수는 “대학교수 급여가 너무 낮다”며 “밤낮 없이 연구하는 이공계 대학 교수들이 보상 받을 방법을 찾아주면 교수가 우수해지고 학생들도 우수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식 교수는 △내부인건비 사용과 △교육기자재 구축을 제안했다. 정부가 구상 중인 민간 중심 반도체 아카데미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내년 대학원 3개, 대학 6개 등 반도체 특화 교육기관을 9곳 지정한다. 석·박사 양성을 위한 민관공동기술개발사업엔 향후 7년간 35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최우혁 과장은 “사업이 석·박사 인력을 많이 배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정부는 우수인력 양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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