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땅값과 단독주택 가격 산정 기준이 되는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격이 5% 넘게 하락하며 보유세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고가 주택이 많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등이 현실화율 하향 조정에 따른 하락 폭이 컸다.
공시가격과 공시지가는 보유세를 비롯해 건강보험료·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대상 선정 등 60여 가지 행정지표로 활용돼 파급 효과가 크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5.95% 하락했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하락은 2009년(-1.98%) 이후 14년 만이다. 올해(7.34%)와 비교해서는 13.29%p 감소했다.
전 지역에서 공시가격이 떨어졌다. 그중 서울이 -8.55%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경기 -5.41% △제주 -5.13% △울산 -4.98% △대전 -4.84% 순이었다. 특히 고가 주택이 몰려있는 서울에서 강남(-10.68%), 서초(-10.58%), 송파(-9.89%), 용산구(-9.84%)의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내년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 평균 5.92% 떨어졌다. 이 역시 2009년(-1.42%) 이후 14년 만의 하락 전환이다. 올해(10.17%)보다는 16.09%p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경남(-7.12%), 제주(-7.09%), 경북(-6.85%), 충남(-6.73%), 울산(-6.63%)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용도별로는 임야(-6.61%), 농경지(-6.13%), 주거(-5.90%), 공업(-5.89%) 순으로 하락률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 현실화율은 53.5%로 올해(57.9%)보다 4.4%p 낮아졌다. 표준지 공시가 현실화율은 65.4%로 올해(71.4%)보다 6%p 떨어졌다. 정부는 지난달 집값 하락과 어려운 경제 여건 등을 감안해 내년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완화하도록 내년 현실화율을 낮춘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내년 1월 2일까지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격 안에 대한 소유자와 지자체의 의견을 받는다. 이후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를 거쳐 1월 25일쯤 공시가격을 확정할 예정이다. 공시가격은 아파트를 비롯한 모든 주택·상가·건물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내년부터는 보유세 부담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어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고 거래 시 취득세와 양도세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빈번한 거래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며 “무엇보다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내년 저조한 경제성장률 전망 등의 영향으로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