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카톡 계속 울리게만 해도 ‘스토킹’으로 처벌 추진

전화벨·카톡 계속 울리게만 해도 ‘스토킹’으로 처벌 추진

김미애 의원, 스토킹처벌법 개정안 대표발의 
“공포심·불안감 유발하는 전화도 범죄로 인정되도록 명문화 필요”

기사승인 2022-12-16 14:07:18
19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역 역내 여자화장실 앞에 서울교통공사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 추모공간이 마련됐다.   사진=임형택 기자

가해자의 전화나 문자를 피해자가 받거나 확인하지 않아도 소리나 진동으로 인식했다면, 이를 스토킹 행위로 보고 처벌토록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을)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16일 밝혔다.

개정안은 정보통신망을 통한 송신을 상대방이 인지한 경우 도달한 것으로 봐 이를 스토킹 행위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미애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스토킹 범죄 신고 건수는 총 5만1645건이다. 특히 스토킹처벌법이 제정된 2021년 4월과 시행된 같은 해 10월에 신고 건수가 가파르게 늘었다. 또한 올 한해에만 8000여명이 스토킹 범죄로 검거됐고, 이 중 5255명(64.4%)은 검찰로 송치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행법이 스토킹의 의미를 너무 좁게 잡아 가해자의 범행을 막기에는 억지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가장 쉬운 스토킹 행위는 반복적이고 집요한 연락이지만 판사마다 법 해석과 시각이 달라 상반된 판결을 내리고 있다. 현행법이 규정하고 있는 스토킹 행위 의미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최근까지 2건의 재판에서는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는 스토킹 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지난달 22일 재판에서는 피해자가 전화를 받지 않았더라도 정보통신망이 아닌 전화를 이용해 음향을 도달하게 한 행위를 스토킹 행위로 인정한다고 판단했다.

김 의원은 “신당역 역무원 살인사건에서도 보았듯이 스토킹은 단순한 괴롭힘을 넘어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전조범죄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요하게 반복적인 전화나 문자는 그 자체가 공포”라며 “이런 공포감을 무시하는 것은 (범죄를) 방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사한 피해가 더 발생하지 않도록 미비했던 스토킹 행위의 범위를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법률개정에 나선 이유를 강조했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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