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16일 언론을 대상으로 서울 공평동 센트로폴리스에 위치한 한국 지사 사무실을 개방, 콘텐츠 태동 현장을 소개했다. 2019년 여름 국내 진출을 본격화한 넷플릭스는 관계자들과 주로 외부에서 소통했다. 하지만 엔데믹 시대를 맞으며 빗장을 풀고 국내 제작사·관계사와 내부 교류를 확대키로 했다. 이날 진행한 오피스 투어도 이같은 취지로 연 행사다.
사무실은 넷플릭스 콘텐츠로 가득했다. 오피스에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디스플레이 패널이 눈에 띄었다. 화면에는 ‘마틸다’, ‘글래스 어니언’ 등 공개를 앞둔 주요 작품의 티저 영상이 쉴 새 없이 재생됐다. 성탄절을 맞아 설치한 산타 모형엔 ‘오징어 게임’을 연상시키는 초록색 산타옷을 입혔다. 탕비실 중앙엔 ‘오징어 게임’ 속 영희를 형상화한 구조물이 기자들을 반겼다. 회의실엔 ‘오징어 게임’, ‘킹덤’, ‘옥자’, ‘범인은 바로 너’ 등 국내 오리지널 작품 이름을 붙였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초창기엔 해외 작품 이름으로 회의실을 명명했으나,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가 성과를 내며 변화를 줬다”면서 “‘오징어 게임’ 외에도 여러 오리지널 콘텐츠를 회사 곳곳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가 가장 역점을 둔 건 시사실이다. 사무실 내부에 홈 시어터로 꾸민 ‘종로 시사룸’과 극장 환경을 구현한 ‘서울 시사룸’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종로 시사룸은 홈 엔터테인먼트로서 넷플릭스 콘텐츠가 어떻게 비칠지 확인하는 곳이다. 돌비 애트모스 스피커와 스마트 TV, 엑스박스, 블루레이 등을 지원한다. 서울 시사룸은 내부 시사에 특화된 공간이다. 4K LED 프로젝터와 돌비 애트모스 등 최신 기기를 구비해 색·음향 보정부터 VFX 효과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기술 시현부터 국내외 창작자와 교류 공간으로 쓰이는 등 넷플릭스의 콘텐츠 개발 요람이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과 이성규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은 “올해는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면서 “서울 시사룸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 넷플릭스가 가진 상징성을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자평했다.
지난해 ‘오징어 게임’으로 잭팟을 터뜨린 넷플릭스는 올해도 확장세를 이어갔다. 직접매출은 둔화했으나 지난 1월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전 세계 누적 시청 시간이 5억6078만 시간을 기록해 비영어권 TV 콘텐츠 부문 역대 4위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냈다. ‘오징어 게임’은 한국 콘텐츠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6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지난 13일 첫 공개한 오리지널 예능 ‘솔로지옥2’는 공개 이틀 만에 15개국 넷플릭스 톱10 순위권에 들며 저력을 보였다(플릭스 패트롤 16일 집계 기준).
넷플릭스는 국내 창작자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콘텐츠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 넷플릭스는 VFX 기술 공유 행사와 슈퍼바이저 워크숍 운영, 넷플릭스 예능 편집실 제공 등을 통해 동반 성장을 도모했다. 향후에는 콘텐츠 IP를 활용한 컬래버레이션을 확대하며 몸집을 키울 예정이다. 넷플릭스 측은 “새해 콘텐츠 라인업은 내년 1월 발표 예정”이라면서 “여러 콘텐츠를 다채로운 형태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