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대표 IP(지식재산), ‘카트라이더’가 새 출발선에 선다. 원작의 서비스 종료까지 감행하며 배수진을 친 가운데,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12일 프리시즌을 시작으로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다.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공개돼 추후 콘솔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 넥슨 게임 최초로 풀 크로스 플레이 환경을 선보인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원작 감성을 유지하되, 게임 환경 변화에 맞춰 여러 요소들을 새 단장한 작품이다.
‘빌리지’, ‘포레스트’ 등 원작의 테마가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으로 구현된다. ‘세이버’, ‘코튼’, ‘솔리드’ 등 대표 카드 바디 역시 고품질의 모델링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원작에서 사랑받은 트랙을 비롯해 서울 강남 일대를 재현한 듯한 ‘월드 강남 스트리트’, 튀르키예 배경의 ‘월드 이스탄불 노을 광장’ 등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만의 오리지널 트랙도 공개된다. 여기에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사운드를 탑재해 전작을 뛰어 넘는 몰입도 높은 레이싱 경험을 제공한다.
신입-고인물 간극 좁힌다… 매치 메이킹 시스템에 자신감
방향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원작 카트라이더는 출시 18년이 지난 장수 게임이지만, 점차 벌어지는 신입 유저와 기존 유저의 깊은 간극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주행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유저 편의를 위해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드리프트 각도를 완만하게 보정하는 ‘드리프트 어시스트’를 도입했고, 낙하하기 쉬운 절벽이나 고립되기 쉬운 코너에 방지벽을 설치하는 기능, 순간 부스터 자동 사용 기능 등 여러 조작 옵션을 세부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트랙 바닥에 주행 가이드라인을 표시하거나 드리프트 사용을 추천하는 구간을 표시하는 등 주행 보조 기능을 도입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스피드전, 아이템전 등 각 모드에 최적화 된 매치 메이킹 시스템을 도입해 실력이 비슷한 유저들끼리 경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조재윤 카트라이더 총괄 디렉터는 앞서 매치 메이킹 시스템에 자신감을 나타내면서 “오랜 기간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누적된 경험을 기반으로 누구나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확 바뀐 과금 구조, P2W-캡슐-확률 없다
‘가장 잘 달리는 유저’가 이기는 레이싱 게임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도 엿보인다. 유료 결제가 승패를 가르던 요소를 배제하고, 실력으로만 우열을 가릴 수 있게 의도했다는 설명이다.
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구조인 ‘페이 투 윈(P2W)’부터 배제한다. 게임 내에서 사용 가능한 모든 카트 바디는 ‘레이싱 패스’와 상점을 통해 직접 획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캡슐형 아이템과 같은 확률에 기반한 아이템도 없다. 카트 등급 업그레이드도 정규시즌부터는 확률 없이 누구나 가능하다.
주요 비즈니스 모델(BM)은 커스터마이징이 될 전망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선 전작과는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의 세밀하고 자유로운 세팅이 가능하다. 기본적인 카트 도색을 비롯해 스티커 디자인, 무늬 설정 등을 할 수 있다. 무광과 크롬 같은 페인트 재질 설정의 지원도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캐릭터 별 각종 의상과 감정표현 등도 준비됐다.
넥슨 후속작 잔혹사… 전작 추월해 질주할까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전작의 그림자를 지울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넥슨은 과거 자사 인기 IP의 후속작을 출시하고 고배를 마신 기억이 있다. ‘서든어택 2’와 ‘메이플스토리 2’를 각각 공개했지만 원작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고품질의 그래픽과 엔진 등이 흥행을 보증하지 않는다는 것을 앞서 확인했다.
원작 서비스를 유지한 앞선 IP들과 달리, 넥슨은 이번엔 ‘배수의 진’을 쳤다. 카트라이더 유저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오는 3월 31일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를 공식화했다. 신작에 역량을 집중해 원작 유저까지 끌어안겠다는 의지다.
조 디렉터는 “한국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는 ‘엔드(END)’가 아닌 ‘앤드(AND)’”라며 “카트라이더의 이야기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로 이어져서 역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흥행에 실패한 후속작 사례들과 달리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원작의 리마스터 느낌이 짙다”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그랬듯,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