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밥상을 잡아라’ 바빠지는 與 당권주자…“치열한 당심 잡기”

‘설 밥상을 잡아라’ 바빠지는 與 당권주자…“치열한 당심 잡기”

박상철 “김기현 안정적인 출발”
“안철수 주요지역 방문 필요”
“나경원 과감한 결단 필요한 시기”

기사승인 2023-01-22 06:00:16
귀성차량들이 고속도로에서 정체를 겪고 있다.   쿠키뉴스DB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설 민심을 잡기 위해 달리고 있다. 설 명절에 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정치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긍정적인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설을 일주일 앞두고 당권주자들은 자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행보를 이어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보수의 정통성’을 내건 만큼 지방 일정에 힘을 쏟았다. 

김 후보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부산과 천안, 대전, 울산 등 지방 행보를 이어갔다. 19일에는 소통관에서 ‘통합·비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대표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을 가장 먼저 만나기도 했다.

설을 하루 앞두고 지역구이자 정치적 지지기반인 울산에 방문해 각종 복지관과 시장을 돌면서 당심 굳히기에 돌입했다. 김 후보는 울산이 정치 기반으로 울산시장을 역임하면서 업무수행 긍정률 2위를 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자신의 강점으로 꼽히는 수도권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이번 주 동안 강남구와 종로구, 영등포구, 마포구 등을 순회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고 이명박 전 대통령 등 보수 원로와 인사를 예방했다.

안 후보는 설 전 일정으로 의원 생활을 처음 시작한 노원구와 현 지역구인 성남으로 이동한다. 노원구에서는 당협과 당원 간담회를 한 후 성남중앙공설시장과 현대시장, 고속버스터미널에 방문해 귀성객에게 인사를 한다.

주요 지방일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기반으로 알려진 대구를 방문했다. 안 후보는 서문시장과 칠성시장, 관문시장에 들러 당심을 끌어내기 위한 행보를 했다. ‘윤심’이 김 후보에게 있다는 평가를 극복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출마가 유력해진 나경원 전 의원은 ‘잠행’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설을 앞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을 하고 대구 동화사에 가는 등 정치적 행보를 이어왔다. 하지만 ‘국민의힘 초선의원 규탄 연판장’이 공개되면서 부정적인 이슈를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대통령실의 공세수위도 더욱 높아졌다. 나 전 의원이 해임 결정을 두고 “왜곡이 있었고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하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해임 결정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파악 결과에 따른 결정”이라고 맞받아쳤다.

다양한 여론조사에서도 점차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달 초기 여론조사에서 당내 지지율 1위를 기록했지만 김 후보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2위로 내려갔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와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나경원 전 의원.   사진=박효상, 임형택 기자

전문가는 당권주자들의 행보를 설 민심을 잡기 위한 각자의 전략을 준비했다고 분석했다. 김기현 후보는 자신의 강점인 당심 다지기에 들어갔고 안철수 후보는 중도와 수도권의 이미지를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별의 순간’을 놓쳐 현재로선 잠행을 이어가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유력주자들이 설 밥상 당심을 붙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대선과 전대의 유세는 다른 특성이 있다. 지역 인구비례와 다르게 당원이 분포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호남지역에 당원이 많고 국민의힘은 영남에 당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현 후보의 전략에 대해선 “현역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지방일정을 순회하면서 당심을 끌어내는 것은 합리적인 출발”이라며 “초기부터 수도권을 방문하면 자신의 지지층을 잃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집토끼를 잡고 가겠다는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안철수 후보의 수도권 전략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는 대선후보였던 적도 있고 전국적인 이미지와 수도권 명분을 가지고 있다”며 “수도권에서 수도권 민심을 얘기하는 것보다 영남권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수도권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하는 게 맞다”고 전했다.

이어 “지방일정에서 단순히 상징성 있는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당원들이 모인 주요지역에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시기가 아쉽다는 평가다. 박 교수는 “별의 순간이 왔다고 얘기했을 때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었다. 과감성을 보였어야 했다”며 “시기를 잃은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에 없을 때 출마하는 것은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경원 전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에 1순위로 당대표를 준비하면서 자신의 계보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며 “정치는 계보가 없으면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두각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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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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