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물 좋아하세요? [설 연휴 뭐 볼까]

회귀물 좋아하세요? [설 연휴 뭐 볼까]

기사승인 2023-01-21 13:00:26
지난해 말 전 국민을 사로잡은 콘텐츠는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었다. 재벌 총수 일가의 비서가 35년 전 재벌가 막내아들로 회귀해 인생 2회 차를 살아가는 이야기에 많은 시청자들이 열광했다. 모두가 잘 아는 한국 현대사를 무기로 큰돈을 벌고 성공하는 이야기가 주는 쾌감이 대단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과거로 회귀하는 장르 웹소설을 설 연휴에 읽는 건 어떨까. 어차피 성공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주인공들의 서사에 빠져보자.


‘어게인 마이라이프’

어린 시절부터 가난하고 불행한 삶을 살아온 검사 김희우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총리 조태섭의 비리를 고발하려다가 사망한다. 이후 고등학교 2학년 김희우로 회귀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반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고 맞으며 생활했던 과거와 달리, 체력을 키우고 공부에 매진하며 철저한 증거로 조태섭을 잡아넣기 위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주인공이 다양한 인생 경험을 무기로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 재미 요소다. 같은 몸에 같은 환경으로 회귀하지만 새로운 태도와 방식이 살아갈 때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보여준다. 과거 격투기 선수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자신을 괴롭히는 반 친구들에게 맞서고, 과거 한국대학교에 들어가 사법고시에 패스한 것처럼 미친 듯이 고등학교 시험을 준비하는 식이다. 주인공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시간을 조절하며 노력한 결과가 극적인 결과로 나타날 때 소설을 읽는 재미가 커진다.

이해날 작가의 작품으로 2015년 3월~2016년 1월 문피아에서 연재됐다. 현재 문피아,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볼 수 있다. 2019년 6월~2021년 9월 카카오웹툰에서 웹툰으로 연재됐고, 지난해 4~5월 SBS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방송됐다.


‘재벌집 막내아들’

순양그룹에서 머슴처럼 일하며 살아온 비서 윤현우는 그룹 회장의 비자금 문제에 얽히며 사망한다. 이후 순양그룹 창업주 진양철의 막내 손자 진도준의 어린 시절로 환생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진양철 회장의 맘에 들기 위해 노력하며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는 등 과거와 다른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 순양그룹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애쓴다.

우리가 익히 아는 과거사와 현재 정보를 바탕으로 성공 신화를 쓰는 것이 재미 요소다. 대통령 당선부터 반도체의 중요성, IMF 사태 등 독자와 기억을 공유하는 굵직한 사건들이 주인공의 가장 큰 무기다. 나이 어린 주인공이 할아버지에게 받은 돈으로 개발되기 전 분당 땅을 사들이고, 성공할 영화를 미리 예측하는 등 큰돈을 벌 것이 확실한 장면들에서 쾌감이 폭발한다. 로맨스와 가족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고 윤현우의 정체성이 남아 있는 드라마와 달리, 원작 웹소설은 재벌 그룹에서 치열하게 돈을 모으고 정치 공작을 벌이는 이야기에 집중한다.

산경 작가의 작품으로 2017년 2월~2018년 1월 문피아에서 연재됐다. 현재 문피아,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네이버웹툰에서 웹툰으로 연재 중이고, 지난해 11월 다섯 권의 단행본으로도 출간됐다. 지난해 11~12월 JTBC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방송됐다.


‘광마회귀’

광마라 불리는 이자하가 마교 교주의 천옥을 훔쳐 쫓기다가 벼랑에 떨어진 후 자하객잔의 점소이였던 어린 시절로 회귀한다. 생전 기억이 그대로고, 천옥의 영향으로 무공이 가득한 상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구와 무슨 인연이 있는지도 모두 알고 있다. 그의 고향인 일양현을 시작으로 자신의 문파 하오문을 세워 영향력을 넓혀간다.

항상 쫓기고 핍박받던 전생과 달리, 자신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재미요소다. 전생에서 배운 지식과 무학을 이용해 더 빠르고 확실하게 무공을 성장시킨다. 광마라는 별호처럼 괴팍하고 난폭한 행동과 말을 일삼는 인물이 어떤 기준으로 무슨 행동을 벌일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위한 하오문을 세운 것처럼,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선한 의도와 광폭한 성격이 한 인물에게서 나타나는 것이 흥미롭다.

유진성 작가의 작품으로 2020년 2월~2022년 8월 네이버 시리즈에서 연재됐다. 현재 네이버 시리즈에서 볼 수 있다. 2021년 7월부터 네이버웹툰에서 웹툰으로 연재 중이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또 시험에서 떨어진 29세 류건우가 술을 마시고 잠든 후 모텔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23세 박문대의 몸으로 깨어난다. 시간은 3년 전. 류건우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그때 ‘데뷔가 아니면 죽음을’이란 상태이상 알림이 울린다. 정확히 1년 안에 아이돌로 데뷔하지 못하면 사망한다는 경고다.

잠재력이 무한한 새로운 몸으로 태어난 주인공이 아이돌 데뷔라는 목표를 향해 계획적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재미 요소다. 하고 싶은 일이 아니지만, 왜 생겼는지 모를 목표를 향해 하나씩 과제를 수행하고 성공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을 대리만족할 수 있다. 노래와 춤 실력은 노력한 만큼 성장하는 진짜지만, 대중에게 인기를 얻기 위한 겉모습은 모두 연기다. 주인공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와 행동들이 커뮤니티와 SNS 게시물과 댓글 등 팬들의 실제 반응으로 나타날 때 이야기는 현실과 밀착해 더 흥미로워진다. 주어진 과제에 맞게 과감하고 창의적인 무대를 구상하는 과정도 다른 작품에서 보기 힘든 재미를 준다.

백덕수 작가의 작품으로 2021년 1월부터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되고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단행본 2권까지 출간됐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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