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줄 안 서요”...예약 앱 쓰는 MZ, 소외되는 시니어

“요새는 줄 안 서요”...예약 앱 쓰는 MZ, 소외되는 시니어

기사승인 2023-01-27 10:04:02
기록적인 한파에도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사진=안세진 기자

“요즘처럼 날씨가 춥거나 할 때는 무조건 식당을 예약하거나 예약을 안했다면 웨이팅을 걸어 놔요. 일단 카페에서 만나서 수다를 떨다가 시간을 보고 예약을 거는 식으로요. 추위도 피할 수 있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젊은 층 사이에서 웨이팅 앱이 인기다. 단순히 식당 예약 앱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역별·메뉴별로 식당 정보가 정리돼 있으며 예약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건 물론이거니와, 원격 줄 서기 서비스도 가능하다. 더 이상 소비자들은 식당 앞에서 주구장창 줄을 설 필요가 없다. 본인 차례가 되면 앱에서 알림이 오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원격 줄 서기 서비스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음식점주에게도 관심이 높다. 점주 입장에서는 음식 값의 일부를 사전에 지불해 '노쇼'를 방지할 수 있고 원활한 예약관리가 가능하고, 소비자 입장에선 줄을 서지 않고 사전에 시간 맞춰 방문해 음식을 바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에 인기 있는 식당의 경우 항상 예약 앱을 이용한다는 박모씨(33)는 “식당에 방문하지 않아도 되니까 너무 편하다”면서 “예전에는 무조건 식당에 방문해서 줄을 선다거나 번호표를 받았다면 이제는 앱을 통해 어디서든 앞에 몇 팀이 남았고 예상 대기 시간 등이 뜨니까 보다 효과적으로 대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웨이팅 앱의 인기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웨이팅 앱 중 하나인 캐치테이블 관계자는 "지난해 4월 기준 이용자수는 140만명에 달한다"며 "매월 200개 이상의 매장들이 신규 가입을 하고 있다. 그만큼 앱을 활용한 예약 등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는 주로 25~34세 여성"이라며 "그런 만큼 미쉐린 가이드 스타를 받은 매장의 87%가 앱에 등록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캐치테이블, 테이블링 앱 화면.   사진=각 사 앱 캡쳐

하지만 일각에선 이같은 줄서기, 예약 앱을 모르는 소비자의 경우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특히 앱 사용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과 중·장년층의 경우 혼란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매장별 안내 서비스가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이유다.

최근 헛걸음을 했다는 김모씨(42)는 “주말 저녁에 식당 예약을 위해 전화를 하니 앱을 이용하거나 현장 대기를 해야한다고 하더라. 앱을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방문 대기를 했다”며 “막상 차례에 다다르자 재고가 소진됐다며 죄송하다고 전했다. 저녁시간대가 조금 지나긴했지만 이를 미리 파악해서 대기하는 손님들한테 알려줬으면 좋지 않나 싶더라”고 말했다.

또한 웨이팅 앱과 연동된 외식업체들이 배달 플랫폼 수수료처럼 예약 수수료를 도입하는 경우, 이 가격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코로나19 3년 동안 성장한 배달앱 시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배달앱은 저마다의 수수료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배달비 인상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현재 웨이팅 앱 운영사들이 향후 제휴 식당·카페에 수수료나 이용료를 부과하게 될 경우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웨이팅 앱이 식당 예약의 대표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경우 업체들은 이를 통해 수익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다”며 “서비스를 보다 세분화할 테고 이를 통해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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