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의 간음죄, 계획 없다” 여가부, 9시간만에 말 바꿔

“비동의 간음죄, 계획 없다” 여가부, 9시간만에 말 바꿔

기사승인 2023-01-26 21:05:27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양성 평등정책 기본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가족부(여가부)가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가 9시간 만에 철회했다. 비동의 간음죄는 폭행·협박이 없더라도 동의하지 않았다면 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가부는 26일 오전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을 발표했다. △공정하고 양성평등한 노동환경 조성 △모두를 위한 돌봄 안전망 구축 △폭력 피해 지원 및 성인지적 건강권 보장 △남녀가 상생하는 양성평등 문화 확산 △양성평등정책 기반 강화 등이 골자다. 

이기순 여가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동시장과 돌봄, 안전 분야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영역에서 양성평등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과제를 발굴했다”며 “정책여건 변화와 국민의 정책 수용성을 폭넓게 고려했다. 경력단절과 고용상 성차별, 여성에 대한 폭력, 일·생활 불균형 해소 등을 우선순위에 놓고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비동의 간음죄 도입 검토도 언급됐다. 법무부와 함께 형법상 강간 구성 요건을 폭행·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다.

다만 법무부는 같은 날 오후 “비동의 간음죄 개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출입기자단에 “여가부의 비동의 간음죄 신설 논의와 관련해 ‘성범죄의 근본 체계에 관한 문제이므로 사회 각층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반대 취지의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비동의 간음죄가) 도입되면 합의한 관계였음에도 이후 상대방의 의사에 따라 무고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동의 여부를 무엇으로 확증할 수 있나”고 주장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SNS에 “뭐? 비동간?(비동의 간음죄)”라는 짧은 비판 메시지를 게재했다. 

이에 여가부는 “비동의 간음죄 개정 검토와 관련해 정부는 개정 계획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