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을 웃돌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5.57p(0.61%) 상승한 3만3949.4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21p(1.10%) 오른 4060.43, 나스닥지수는 199.06p(1.76%) 뛴 1만1512.41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31일~2월1일 예정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발표된 경제성장률을 주목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증가율 속보치는 연율 2.9%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 전망치인 2.6%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1.6%) 2분기(-0.6%)만 해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미국 경제는 3분기(3.2%)에 이어 4분기까지 성장세를 보이면서 플러스 전환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에도 미국 경제가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주기에 충분했다. 최근 시장을 뒤덮은 경기 침체 우려를 완화시키면서 3대 지수가 일제히 뛴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11% 폭등한 것도 주가를 견인했다. 전날 장 마감 직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전장 대비 10.97% 급등했다.
기업 실적 발표도 이어졌다. IBM은 소프트웨어와 인프라 부문의 호조세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돈 실적을 내놨으나 이와 함께 직원의 1.5%에 달하는 39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올해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IBM 역시 감원 행렬에 합류한 것이다. IBM 주가는 실적 호조에도 4.48% 하락했다.
항공주는 실적에 따라 엇갈렸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주가는 시장 예상보다 손실 규모가 커졌다는 소식에 3.17% 내렸다. 반면 아메리칸 항공은 호실적에 힘입어 2.15%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예상을 웃돈 지표로 미국 경제가 강한 회복력을 가졌다는 것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안도했다고 말했다.
콘베라의 조 마님보 수석 시장 분석가는 로이터에 “예상을 웃돈 지표는 투자자들의 생각보다 경제가 더 많은 회복력이 지녔음을 보여준다”며 “4분기 데이터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완화됐다는 사실은 이것이 골디락스(뜨겁지도 차잡기도 않은 이상적 경제 상황) 시나리오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투자전략가는 CNBC에 “예상을 웃돈 GDP 수치로 인해 투자자들은 경제가 침체에 빠져도 꽤 부드럽고 가벼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더 깊은 베어마켓(약세장)으로 내몰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