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수입문턱 높이기?…해외 규제에 업계 “당국 관심 필요”

'신라면' 수입문턱 높이기?…해외 규제에 업계 “당국 관심 필요”

기사승인 2023-02-02 06:00:02
사진=쿠키뉴스DB

태국에서 한국 라면 제품 속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것을 이유로 착수한 검사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한국 라면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 섞인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매년 발생하는 해외국가들의 수출 문턱 높이기”라며 당국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엘 업계에 따르면 태국 식품의약청(FDA)은 최근 수출용 신라면 제품 약 3000개를 수거해 조사에 나섰다. 해당 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에틸렌옥사이드(EO)’가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이유에서다. 조사결과는 당초 지난 27일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태국 정부는 별다른 이유 없이 발표를 미루고 있다. 

가장 걱정이 많은 건 당연 농심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건 올해에만 벌써 두 차례다. 앞서 대만에서도 농심의 수출용 신라면 제품에서 ‘에틸렌옥사이드(EO)’가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1000상자 1128㎏을 반송·폐기 조치했다.

하지만 실제 검출된 성분은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이 내놓은 ‘라면 2-클로로에탄올(2-CE) 검출 사건에 대한 의견서’는 이번 사안에서 크게 두 가지 오해가 있다고 짚었다. 대만 당국이 문제 삼은 EO가 실은 2-CE이며, 검출량이 미미해 인체에 위험한 수준이 아닌데도 2-CE를 EO 수치로 환산해 과도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번 농심 신라면 사태를 놓고 한국 라면을 견제하기 위한 각 국의 조치라고 의심하고 있다. 대만과 태국의 컵라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신라면과 같은 해외 컵라면 제품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거나 수입 문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통지를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라면 수출 중단 사례는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8월부터 독일에 수출한 라면 2종류에서 2-CE가 검출된 이후 같은 해 12월 프랑스, 다음해 2월 이탈리아, 3월 스웨덴, 6월 독일에서도 2-CE가 검출됐다. 국내 대표 라면기업인 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 등 4개사 모두 한 차례 이상 검출이 된 것.

또 지난해 7월에는 아이슬란드에서 판매 중인 농심의 수출제품 ‘신라면 레드 슈퍼 스파이시’에서는 잔류 농약 물질인 ‘이프로다이온’이 허용 한도 이상으로 검출돼 현지에서 리콜 명령과 함께 판매가 중단됐다.

사진=안세진 기자

다수의 업계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일종의 길들이기” 또는 “자국 시장 보호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유럽 쪽에서 이번과 같은 사건이 터졌을 때 결국 제품 검사 결과 보고서를 추가 제출하는 식으로 수입 문턱이 한 단계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해외 수출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각 시장에 맞는 수출 기준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특히 연초에 한 번씩 이런 문제가 터지는 것은 각 국에서 한 차례씩 관련 제품군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1일 해외 진출 관련 식품업계의 애로 사항을 듣고 수출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농심을 비롯한 식품업체 여럿이 참여했다. 이날 식약처는 식품업계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규제정보를 담은 안내서 제공 △수출국별·식품별 맞춤형 규제 상담 △안전성 검사 지원 등을 통해 수출을 적극 지원할 것임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 차원에서 이 같은 수출 불이익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면서 당국의 관심과 해결을 촉구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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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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