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계속되는 고물가 상황에 시민들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다. 생활비 지출 부담이 커지면서 올해에는 ‘외식비’를 가장 먼저 줄이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지난 4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소비 생활 전망’ 관련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고금리 고물가가 계속되며 소비심리 및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응답자들은 작년 한 해 가장 지출 부담이 컸던 분야로 외식비(36.0%(2020) → 47.0%(2023))를 많이 꼽았다. 이어 대출이자(27.6%(2020) → 31.8%(2023)), 차량유지비(19.9%(2020) → 31.8%(2023))에 대한 응답률이 높았다.
이에 따라 응답자 다수가 외식비(35.9%(2020) → 44.2%(2023))와 의류(23.3%(2020) → 31.7%(2023)), 모임(20.6%(2020) → 29.6%(2023)) 등의 지출을 우선적으로 줄이겠다고 대답했다. 개인 의지로 비교적 소비 폭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항목들인 만큼 ‘먹고’, ‘입는’ 비용부터 줄이려는 태도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4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40대 응답자 50.8%가 외식비를 먼저 줄이겠다고 답했으며 20대 33.6%, 30대 46.0%, 50대 46.4% 순이었다.
“지난해 저축도 어려웠다” 63.2%
한편, 전체 응답자의 52.8%가 작년 한 해 동안 경제적 어려움이 증가했다고 토로했다.
실제 예년 조사들과 비교해 작년 경제 상황이 특히 좋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49.8%(2017) → 48.4%(2018) → 47.2%(2020) → 52.8%(2023)). 특히 지난해 한 해 동안 저축하기 힘들었다고 동의한 응답자는 63.2%로 2017년 63%, 2018년 56.4%, 2020년 57.3%보다 높게 나타났다.
경올해 경제 및 저축 상황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과 비교해 비관적 태도가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올해 역시 경제적 어려움이 증가할 것(43.6%, 동의율) 같고, 앞으로도 저축이 어려울 것 같다(36.3%)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나아가 올 한해 가계 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계소득이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전망한 응답자는 43.4%로 지난 조사들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수준(46.9%(2018) → 43.7%(2020))이었다.
또한 스스로의 경제 수준을 높게 평가한 응답자일수록 올해 소득 증가를 낙관하는 경향이 강했던 것(중상층 이상 44.3%, 중간층 36.3%, 중하층 31.9%, 하층 20.9%)으로, 개인의 경제적 여유에 따른 사회 전반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