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토큰증권 허용…“시장 잡아라” 증권사들 잰걸음

금융위 토큰증권 허용…“시장 잡아라” 증권사들 잰걸음

대신·NH투자증권 “키움증권, 가장 유리할 것”

기사승인 2023-02-07 10:59:54
금융위원회.   쿠키뉴스 자료사진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토큰 증권 발행(Security Token Offering·STO) 서비스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24시간 온라인으로 다양한 실물자산에 소액 투자가 가능해진다. STO 플랫폼 선점을 위해 증권사 움직임도 빨리지고 있다. 

토큰 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이다. 일반 암호화폐와 달리 부동산,미술품, 저작권 등 실물 가치에 근거해 발행한다는 차이가 있다. 비정형화된 투자 대상의 자산 가치를 쪼개서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다.

금융위는 자본시장법 규율 내 STO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이드라인을 지난 5일 발표했다. 자본시장법, 전자증권법에 따라 토큰 증권을 발행하고 발행, 유통 관련한 계좌관리기관·장외거래중개업을 신설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달 19일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STO를 허용하고 안전한 유통체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수영 금융위 자본시장과 과장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토큰 증권은 계약을 담는 그릇이고 그릇에 담기는 음식 내용이 실제 투자 대상”이라며 “정부는 그릇을 만들어 예전에 담기 어려운 계약 내용을 증권화하고 관련한 투자자 보호 체계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금융위는 증권 제도 측면에서는 실물 증권과 전자 증권에 이은 증권의 새로운 발행 형태라는 점에서 토큰 증권으로 명칭을 정리했다. 토큰 증권은 디지털자산 형태로 발행됐을 뿐 증권에 해당하므로 자본시장법 규율 대상이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공시, 인·허가 제도, 불공정거래 금지 등 증권 규제가 적용된다.

시장 최대 관심사인 ‘발행’과 관련해서는 신뢰성, 전문성, 안전성 등 일정 요건을 갖춘 발행인이 토큰 증권을 직접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계좌관리기관은 증권사가 주로 맡고 총량 관리는 한국예탁결제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해상충을 막기 위해 STO 발행과 유통은 분리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전세계적으로 발행된 토큰 증권의 시가총액은 약 23조원이다. 증권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선제적으로 나선 것은 KB증권이다. KB증권은 지난해 11월 토큰 증권 플랫폼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개발하고 주요 기능 테스트를 마쳤다. 올해 내 플랫폼 출시가 목표다.

키움증권은 연내 MTS 영웅문에서 토큰 증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예정으로 지난해 뮤직카우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비브릭, 펀블, 카사, 테사 등 총 8개 기업과 협업해 증권형 토큰 유통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STO 얼라이언스(민간협의체)를 구축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업권에 관계없이 관심 있는 기업을 모집해 토큰증권 발행 및 거리를 위한 표준 사례를 설정하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토큰 증권 시장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자는 키움증권이다. 7일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증권사가 STO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키움증권의 수혜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영웅문이라는 강력한 리테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STO 시장 고객 모집에 가장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HTS, MTS 거래 플랫폼 사용자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증권사다. 국내 주식 약정 기준 개인 점유율 30% 수준으로 225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전날 보고서를 통해 “(키움증권은) 일찌감치 뮤직카우와 투자자 예치금 보관을 비롯해 음악 저작권 자산 수익 유동화 관련 상호협력을 체결한 바 있고 테사 등 일부 기업에 투자도 활발하다”면서 “증권형 토큰 거래가 기관투자자보다는 개인투자자가 주가 될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 서비스가 시작된다면 키움증권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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