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즈’ 김수환 “나는 아직 ‘드린이’… 내 기량 100% 아냐” [LCK]

‘페이즈’ 김수환 “나는 아직 ‘드린이’… 내 기량 100% 아냐” [LCK]

기사승인 2023-02-10 14:25:03
젠지의 원거리 딜러 '페이즈' 김수환.   라이엇 게임즈
페이즈 "크캣-코뚱잉 보고 드레이븐 배워... 아직 내 기량 100% 아니야" | 2023 LCK 스프링 젠지e스포츠 vs 농심 레드포스 | 쿠키뉴스

“힘들었지만 6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서 기분 좋다.”

젠지e스포츠의 원거리 딜러 ‘페이즈’ 김수환이 시즌 6연승을 달린 소감을 전했다.

젠지는 9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 농심 레드포스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시즌 6승(1패)째를 기록하며 T1과 함께 공동 1위에 자리했다. 개막전 패배 후 이어온 연승을 이날까지 유지했다. 

김수환은 농심 선수단과 연이 깊다. 김수환은 작년까지 젠지 챌린저스(CL·2군) 팀에서 활약했다. 농심의 주전 5인도 작년까지는 전부 2군에서 뛰었다. 김수환은 올 시즌 ‘룰러’ 박재혁이 팀을 떠나면서 젠지 1군 주전 원거리 딜러를 꿰찼다. 농심은 2군 선수단 전원이 1군으로 콜업됐다. 

경기 후 쿠키뉴스와 만난 김수환은 “(농심은) 2군에 있을 때도 워낙 팁 함이 잘 맞는 팀이었다. 오늘도 그걸 좀 많이 느꼈다”면서도 “농심 선수들은 5인이 그대로인데, 나는 함께 하는 동료들이 바뀌었다. 그 점에서 좀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1군 무대에서 재회한 소회를 전했다. 

젠지는 2세트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미드에서 ‘트리스타나’를, 바텀에선 ‘드레이븐-라칸’을 뽑아 경기에 나섰는데 초반 설계부터 꼬였다. 김수환은 “상대를 바텀에서 초반에 많이 압박해야 하는 조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라칸’이 나온 게 살짝 미스였던 것 같다. 라칸은 압박이 잘 되지 않아 3대 3을 쉽게 못 이겼던 게 컸다”고 짚었다. 

패색이 일순 짙어졌지만, 이내 전열을 가다듬고 조금씩 추격을 시작해 끝내는 역전극을 벌였다. 김수환은 “도란 선수가 솔로킬을 내준 게 컸다. 가끔씩 상대를 사이드에서 잘 자른 점도 좋았다. 그래서 조금씩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탑 한타가 끝나고 나선 끝낼 수 있는 각이 보였다.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고 경기를 복기했다.

한편 젠지의 원거리 딜러가 드레이븐을 플레이 한 건 10여 년 만이다. 젠지의 전신이었던 MVP 블루(2013년)에서 ‘데프트’ 김혁규(현 디플러스 기아)가 플레이했다. 

김수환은 “드레이븐은 작년 후반부터 연습했다. 아직은 ‘드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숙련도는 절반 정도 인 것 같다”면서 “주변에서 드레이븐을 잘 하면 밴픽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그만큼 좋은 챔피언이라고 해서 연습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드레이븐  장인’으로 통하는 ‘크캣’, ‘코뚱잉’ 등의 개인방송을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드레이븐 플레이에 대해선 “드레이븐으로 이런 바텀 구도는 처음 해봤는데 라칸과 해서 잘 조화가 안 이루어진 것 같다. 시너지가 덜 났다”고 아쉬워했다.

작년 서머 시즌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젠지는, 올 시즌을 앞두고는 다소 평가절하 됐다. 다소 경험이 부족한 바텀 듀오의 활약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특히 김수환이 리그 최고의 원거리 딜러였던 박재혁의 빈자리를 당장은 메우기 힘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김수환과 ‘딜라이트’ 유환중은 예상 외로 빠르게 팀에 융화됐고, 인상적인 활약을 거듭 펼치며 우려를 불식했다. 

김수환은 리그의 내로라하는 선배들 덕에 빠르게 팀에 녹아들 수 있었다면서 “아무래도 팀 선배들이 ‘도란’과 ‘피넛’, ‘쵸비’니까 엄청 든든하다. 특히 피넛 형이 콜 같은 것도 세세하게 잘 해줘서 게임할 때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나를 다 보여주진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타 때 평소보다 딜 각을 잘 보지 못하고 있다. 라인전도 역시나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것만 잘 보완하면 될 것 같다”면서 “나를 더 보여줄 수 있으면 높은 데 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1군에서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바텀 듀오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수환은 “자신 없는 구도나 해보지 않은 구도를 했을 때만 힘들었다. 까다로웠던 듀오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인터뷰 스킬도 날로 늘고 있다. 그간 좀처럼 짤막한 답변만을 내놓던 김수환은, 이날은 막힘없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수환은 “나는 처음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끼는데, 다른 분들이 그렇게 느끼신다면 좋다”고 말했다.

젠지의 다음 상대는 KT 롤스터다. 11일 경기에서 맞붙는다. KT는 앞선 경기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꺾는 등 상승세에 있다. 김수환은 “(KT는) 잘하는 팀”이라며 “어느 팀이랑 하든 바텀만 안 밀리고 잘 해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상체가 잘 해줄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이어 “흐름을 탔는데 KT전도 이겨서 7연승까지 해보도록 하겠다”고 각오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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