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에스파 프로듀서’ 유영진 “이수만 곁 지키겠다”

‘보아·에스파 프로듀서’ 유영진 “이수만 곁 지키겠다”

기사승인 2023-02-10 15:15:18
유영진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20년 넘게 SM엔터테인먼트에 몸 담으며 가수 보아, 그룹 소녀시대·엑소·에스파 등의 히트곡을 탄생시킨 음악 프로듀서 유영진이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를 공개 지지했다. “이수만 없는 SM은 진정한 SM이 아니다”라며 “이수만 선생님 곁에서 선생님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유 프로듀서는 10일 낸 입장문에서 “SM 경영진이 지난 3일 발표한 SM 3.0 시대 비전에서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제외된 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이수만 선생님과 일체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SM 3.0 계획을 발표하고, 이수만 선생님에게 공개적으로 작별인사까지 한 것은 매우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선생님은 문화와 IT의 흐름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미래 플랫폼에서 음악이 어떻게 소비되고 변화할지 내다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프로듀서”라며 “SM이 K팝의 과거와 현재를 선도할 수 있었던 것에도, 지난 몇 년 동안 SM이 변화하는 미래에 대비해온 것에도 이 선생님의 선구안이 큰 역할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는 멀티 제작 시스템과 멀티 프로듀싱 체제를 골자로 하는 SM 3.0 비전을 발표하면서 이 전 총괄과 결별을 선언했다. 당시 두 공동대표는 “여전히 주주로서 SM을 응원해주시는 이수만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며 ‘아름다운 이별’을 강조했으나, 카카오에 SM 보통주를 유상증자하는 과정에서 이수만과 경영진 사이 불화가 세간에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SM 소속으로 17년동안 활동한 가수 겸 배우 김민종이 SM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SM 3.0 비전을 맹공격하는 일도 벌어졌다. 김민종은 이성수·탁영준 공동 대표가 이수만과 대화하거나 내부 인사들과 상의하지 않고 계약 종료를 발표했다면서 “무엇이 그렇게 급하고 두려워서 얼라인(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합의사항에 대한 이사회를 설 명절 당일 오전, 모두가 차례를 지내고 새배할 시간에 야반도주하듯 처리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궁지에 몰린 이 전 총괄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손잡고 SM 경영진에 맞서고 있다. 하이브는 이날 이 전 총괄이 가진 SM 지분 14,8%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도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밝히며 SM 지분 싸움에 뛰어들었다.

다음은 유영진 프로듀서의 입장문 전문이다.

저는 오랜 시간 SM과 함께한 음악인으로서, SM의 현 상황 관련하여 제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2월 3일 현 경영진의 SM 3.0 시대 비전 발표에서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제외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컨텐츠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듀서의 역할이 빠져 있는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합니다. 발표는 멀티 프로듀싱이라고 했지만, 내용은 멀티 제작 시스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비전 발표 후에 이 선생님께 프로듀싱 관련하여 현 경영진이 의논을 해 온 바가 있는지 여쭈었고, 일체 그런 일이 없었음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이 선생님께서는 작년에 회사와의 기존 계약은 종료했지만, 프로듀서로서 은퇴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이수만 선생님과 일체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SM 3.0 계획을 발표하고, 이수만 선생님에게 공개적으로 작별인사까지 한 것은 제게 매우 충격적인 일입니다.

멀티 프로듀싱 시스템은 평소 이수만 선생님이 이수만 이후의 SM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하는 일이고, 프로듀싱의 노하우를 매뉴얼화하여 회사가 문제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부분입니다.

이 선생님은 문화와 IT의 흐름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앞으로 미래 플랫폼에서 음악이 어떻게 소비되고, 변화해 나갈 지를 내다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프로듀서라고 생각합니다. 셀럽과 로봇의 세상이 올 것이라고 이전부터 말씀하셨고, 아바타, 메타버스, NFT의 세상에 대해 오래 전부터 준비를 서두르라고 하셨던 분입니다.

SM이 K-pop의 과거와 현재를 선도해 올 수 있었던 것도, 지난 몇 년 동안 SM이 변화하는 미래에 대비하는 K-pop을 준비해 온 것도 이 선생님의 선구안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없는 SM은 진정한 SM이 아닙니다. 저 유영진은 이수만 선생님 곁에서 선생님의 뜻을 따를 것입니다. 이성수 대표께도 제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2월 10일

SM엔터테인먼트 이사 유영진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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