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석 “깨달음 얻은 ‘법쩐’, 이젠 여유 찾을 때” [쿠키인터뷰]

강유석 “깨달음 얻은 ‘법쩐’, 이젠 여유 찾을 때”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3-02-12 06:00:05
배우 강유석.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여기, 마음이 불타오르는 남자가 있다. 거악을 때려잡는 검사가 되고 싶었지만 어느 라인에도 편승하지 못한, 미운오리 같은 초임검사. 사건에 굶주린 그는 익명의 제보 서류를 받자 겁 없이 달려든다. 검사지만 사회초년생 느낌이 짙고, 그렇다 해서 마냥 당하고만 있진 않는다. 배우 강유석이 SBS 금토드라마 ‘법쩐’에서 연기한 장태춘 이야기다.

지난달 30일 서울 상암동 쿠키뉴스 사옥에서 만난 강유석은 앳된 분위기가 가득했다. 수줍은 듯 씩씩하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서 장태춘의 모습이 얼핏 스쳤다. 배역과 싱크로율이 높은 것 같다는 기자 말에 그는 방긋 미소 지었다. 작품 이야기가 나오자 “반년 넘게 촬영했다”며 그리운 기색을 보였다. “촬영을 마친 뒤 딱 일주일만 좋더라고요. 지금은 시원섭섭해요. 무사히 마친 건 행복하지만 제 연기를 보면 여전히 아쉽거든요.”

강유석에게 ‘법쩐’은 배움터였다. 극 중 삼촌과 조카로 만난 배우 이선균은 물론, 문채원과 박훈 등 선배들과 장기간 호흡을 맞췄다. “이렇게 많은 선배들과 함께한 건 처음”이라고 돌아보던 그는 이내 선배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데 열을 올렸다. “배울 게 정말 많았어요.” 목소리에 들뜬 기분이 넘실댔다. 연출을 맡은 이원태 감독은 강유석과 첫 만남에서 장태춘을 발견했단다.

SBS ‘법쩐’ 스틸컷

“오디션 때 감독님을 처음 뵀어요. 제가 들어올 때부터 장태춘으로 보이셨대요. 하하. 사실 검사처럼 보이려고 양복을 빌려갔거든요. 제 옷이 아니어서 약간 컸어요. 감독님이 누구 옷이냐고 묻길래 빌려왔다고 했더니 좋아하시더라고요. 어설프고 허술해도 열심히 하려는 게 장태춘다웠대요. 자기 주관이 확고한 점은 닮은 것 같아요. 연기할수록 마음속에서 장태춘이 조금씩 묻어 나오는 걸 느꼈어요.”

처음으로 TV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았다. 그만큼 애정과 뿌듯함이 남달랐다. “설 연휴에 고향에 가서 사인을 100장이나 하고 왔어요. 어머니가 자랑스럽다고 하시는데, 울컥하더라고요.”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에 미소가 완연했다. 배우로서 새 전환점을 만난 만큼 준비에도 열을 올렸다. 전직 검사가 쓴 에세이를 읽으며 직업에 느끼는 자긍심을 발견했다. 열심히 살지만 여유 없는, 그러나 늘 고군분투하는 사회초년생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도 주력했다.

“장태춘은 다른 드라마 속 검사와는 많이 달라요. 냉철함보다는 인간미가 더 강하게 느껴지죠. 감정을 내보이는 게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순간순간에 솔직하고자 했어요. (장)태춘이와 함께 성장했어요. 배우라는 직업은 생각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배웠고요. 이야기와 감정선을 이해하고 상황을 살피는 게 어렵기도 했어요. 하지만 모든 답은 대본에 있잖아요. 어느 순간부터 대본을 보는 게 일상이 되더라고요.”

SBS ‘법쩐’ 스틸컷

강유석에게 ‘법쩐’은 연기에 임하는 태도를 다시금 깨우치게 한 작품이다. 단순한 동경에서 시작한 연기 인생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입학으로 구체화됐다. 막연히 연기자를 꿈꾸던 그는 군 제대 후 학과 수업에 열을 올리며 연기 잘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를 키웠다. ‘법쩐’을 통해서는 노력의 가치를 되새겼다. 데뷔 5년째인 올해, 그는 지난해 동안 부단히 달린 결과물을 대거 선보인다. ‘법쩐’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택배기사’가 연내 공개를 앞뒀다. 

“더 많은 분이 저를 봐주시길 바라요. 지난해에 정말 열심히 살았거든요. 쉴 틈 없이 촬영한 덕에 좋은 작품을 두 편이나 선보이게 됐죠. 작품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드릴게요. 특히 올해에는 여유를 찾아보려 해요. 힘을 빼고 편하게 연기하고 싶거든요. 조정석 선배님처럼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배우가 될 거예요. 자연스럽게 즐기며 연기할 제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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