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덫’ SNS로 꾀는 나쁜 어른들...정부 예방교육 절실

‘악마의 덫’ SNS로 꾀는 나쁜 어른들...정부 예방교육 절실

청소년 17.1%, 낯선 이에 휴대전화 번호 전달
예방교육 효과 있지만…10명 중 5명만 개인정보 보호교육 받아
아동심리상담사 “가정의 관심과 애착도 필요”

기사승인 2023-02-17 06:00:16

#최근 춘천에서 실종됐다가 무사히 발견된 초등학생 A(11)양에게 50대 남성이 SNS를 통해 “맛있는 밥 사주겠다” “친하게 지내자”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양을 발견한 건물에서 이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SNS를 통해 만난 초등학생을 자기 집으로 데려간 뒤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2021년 2월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범죄에 활용된 공유차량 업체가 사건 용의자에 대한 정보 제공에 협조하지 않아 논란이 확산했고 비판이 커지자 해당 업체는 고개를 숙였다.

16일 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소아·청소년들의 SNS 이용률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6세~19세 SNS 이용률은 2019년 54.5%, 2020년에는 60.2%로 늘었고 2021년에는 10명 중 7명(69.1%) SNS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픈채팅 경험이 있는 초등 3학년 김모(9)양은 “게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불편해서 오픈채팅으로 넘어간 적이 있다. 같은 게임을 좋아해서 대화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중1 박모(13)양은 “주변 친구들 대다수가 SNS 메신저를 사용한다”며 “또래 아이들이 모인 오픈채팅방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같은 나이에 공감되는 게 많았고 코로나로 학교에 못갈 당시 온라인에서라도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게 즐거웠다”고 했다. 

이같은 SNS, 오픈채팅의 순기능은 못지 않게 위험도 크다. SNS를 통한 디지털 성범죄나 오프라인 만남을 고리로 각종 범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초등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연구(2021)에 따르면 10명 중 1명(10.2%)은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을 직접 만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온라인을 통해 만난 낯선 이에게 나이(56.2%), 이름(37.8%)을 알려준 경우도 있었고 사는 지역이나 생년 월일을 알려준 경우는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17.1%는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기도 했다. 

일부 성인들은 대화 상대인 아동의 또래로 나이를 속여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김 양은 “상대방이 같은 나이라고 소개해 친구인 줄 알고 대화했는데 계속 연락처를 물어보거나 이상한 말을 하고 구글 기프트카드를 요구해 (채팅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초등 4학년 이모(10)양도 “오픈채팅방에서 나와 동갑이라도 했는데 대화를 계속 하다보니 또래 친구라고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2021년에는 SNS상에서 수개월간 자신을 중학생 언니로 속이며 초등학생 여자 어린이를 밖으로 꾀어낸 혐의(미성년자 약취유인)로 2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현황 및 대응방안 연구’ (2021)

이 때문에 예방교육이 매우 중요하지만 제대로 개인정보 보호교육과 온라인 성폭력 예방교육이 전학교급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연구(2021)에 따르면 개인정보 보호교육 등의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온라인에서 위험한 행동을 적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교육을 받았다는 응답률을 58.4%에 불과했다. 청소년 절반 가까이가 개인정보 보호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아본 경험은 76.2%였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정보 교육 같은 경우는 초등·중학교는 교과에 들어가 있어 필수로 배우지만 고등학교는 정보교과를 선택하지 못하면 배우지 못한다”며 “여기에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1시간 이상 하도록 돼 있다. 다만 주제를 선택하는 것은 학교 재량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교육만하는 것은 아니고 중독, 저작권 등 학교마다 내용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SNS 문제의 경우) 학교 폭력 교육에도 포함돼 있다. 어떤 문제라는 게 다각도의 면이 있어 개인정보 보호교육도 따로 하고, 학교 폭력 교육 내에서 온라인 문제 등 여러 사안과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며 “모든 학생들이 이러한 교육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육 못지 않게 아동에 대한 가정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서울의 한 아동심리센터 상담사는 “자아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에 있는 청소년기는 호기심이 많고 또래집단이 갖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특성이 있다”며 “SNS(속 대인 관계)를 보는 시각이 성인과 아이들은 매우 다르다. 단순히 호기심일수도 있고 또래집단으로 보거나 애착 형성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소년기의 특성으로 이해하고 (SNS를) 강제로 막을 수도 있겠지만 먼저 가정에서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주고 (아이의 감정과 관심을) 받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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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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