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겨내야 한다. 어떠한 핑계도 통할 수 없다.”
석진욱 감독이 이끄는 OK금융그룹은 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우리카드와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0대 3(23-25 16-25 24-26)으로 완패해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석 감독은 “1세트에 20점을 넘기고도 서브가 안 들어갔다. 반면 우리카드는 교체돼 들어온 정성규의 서브 득점이 컸다. 서브 득점에서 밀린 거다. 아쉽다”라고 아쉬워했다.
국내 선수들이 대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신인 신호진은 이날 12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신호진은 최근 4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석 감독은 신호진에 대해 “(몸상태가) 조금 더 빨리 올라왔으면 앞서 더 좋은 경기를 했을 수도 있다”라면서도 “신인으로서 시련도 있었지만, 앞으로도 잘할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사실상 봄배구 진출이 희박한 상황이지만 신호진이 더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이제는 더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칭찬했다.
이날 3세트에 선발로 투입된 주장 차지환은 무득점으로 부진했다. 3세트 중반 석 감독은 작전 타임을 소진해 차지환을 향해 ‘책임감을 보여달라’고 지적했지만 달라지는 모습이 안 보이자 박승수랑 교체했다.
석 감독은 차지환을 두고 “(3세트에) 들어가기 전부터 스타팅으로 뛴다고 지시를 했다. 선수가 경기에 들어가기 위해서 베스트 컨디션을 만들고 준비가 돼야 하는데, 준비 자세가 되어 있지 않았다”라면서 “들어가서 파이팅도 없었고, 서브가 날라오는 데 피하기도 했다”라면서 질책했다.
이어 “결국 팀의 주장이 제 역할을 못한다면 팀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어떠한 변명도 필요 없다. 나에게 화가 나더라도 코트에서는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니 강하게 질책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악재가 겹쳤던 OK금융그룹이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조재성이 병역비리에 적발돼 팀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석 감독은 “팀을 운영하면서 갖가지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가 일어난다면 굉장히 영향이 크다”라면서도 “하지만 그런 걸로 핑계를 댈 수는 없다. 프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겨내야 하고, 승리해야 한다. 아쉽지만 오늘은 상대가 훨씬 잘했고 우리의 실력이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사실상 자력으로 봄배구 진출이 무산된 OK금융그룹이다. 4위 한국전력이 남은 3경기에서 승점 5점 이상 획득할 경우 OK금융그룹은 5위를 확정하게 된다.
석 감독은 “다른 팀이 지는 걸 바라는 분위기 자체가 창피하다. 그런 기대는 하지 않는다”라면서 “오히려 우리가 못하고 아쉬웠던 부분을 되돌아보게 된다. 과정 속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크다. 안타깝게 느껴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장충=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