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오름세 둔화했지만… 근원물가 상승폭 확대

美 물가 오름세 둔화했지만… 근원물가 상승폭 확대

미국 2월 소비자물가,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
연준 3월 FOMC서 베이비스텝 전망 우세

기사승인 2023-03-15 06:45:15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의 뉴욕 매장에서 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지난달 미국의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0%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상승폭(6.4%)보다 줄어든 것으로, 2021년 9월 이후 가장 적게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랐다. 전년 대비와 전월 대비 모두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다.

식료품 물가는 전월보다 0.4%, 전년 동월보다 9.5% 각각 올랐다. 반면 에너지 물가는 전월보다 0.6% 떨어져 전체 물가지수 상승폭을 억제했다. 천연가스 가격과 연료유 가격이 전월 대비 각각 8%, 7.9% 떨어졌다. 다만 에너지 물가도 전년 대비로는 5.2%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5%, 전월보다 0.5%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상승폭은 지난 1월(0.4%)보다 오히려 커진 것이다. 

근원 CPI를 끌어올린 것은 주거비의 영향이 컸다. 주거비는 전월보다 0.8%, 전년대비로는 8.1% 올랐다. 미국 정부는 근원 CPI 상승분의 60% 이상이 이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전체 인플레이션은 다시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경제학자들이 인플레이션 추세를 가늠하는 지표인 근원 CPI가 여전히 높고 더디게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명확하게 물가 둔화 신호로 받아들이기엔 부족한 부분이다.

최근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여파로 금융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인플레 둔화세를 다시 확인한 만큼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초만해도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0.5%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지만 SVB 사태로 금융 시스템 보호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중소 규모 지역은행들이 위기에 처한 원인 중 하나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연준이 이번 FOMC에서 0.25% 금리 인상에 나서거나 동결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연준의 베이비스텝(0.25%p 금리 인상) 확률은 79.7%로 일주일 전(30.2%)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동결 가능성은 20.3%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융 공포 속에서 연준은 성장보다 물가 안정을 우선할 것”이라며 0.25%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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