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풀세트 접전 끝에 대역전극을 거두면서 승자전에 진출했다.
T1은 25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 KT 롤스터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2로 승리했다. T1은 승자전에 진출, 젠지e스포츠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맞대결 승자와 붙는다. KT는 패자전으로 내려갔다.
이날 13명의 전문가가 만장일치로 T1의 승리를 점쳤지만 경기 양상은 호각이었다.
1세트는 T1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바텀 듀오와 정글러의 힘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KT의 하단을 압박해 격차를 벌렸다. 17분 상대의 추격을 여유롭게 흘려내며, 역으로 킬까지 만들어낸 ‘페이커’ 이상혁(T1·크산테)의 슈퍼 플레이가 나오면서 T1은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이 플레이로 KT와 골드 격차를 7000으로 벌린 이들은 30분엔 장로 드래곤, 31분엔 바론 버프를 차지하며 승기를 굳혔다. 결국 32분 상대 본진 앞에서 에이스를 띄우고 넥서스를 함락했다.
2세트 KT가 저력을 발휘했다. 1세트와 마찬가지로 바텀 듀오가 크게 밀렸지만, ‘제우스’ 최우제(T1·나르)를 상대로 솔로킬을 뽑아낸 ‘기인’ 김기인(KT·잭스)을 앞세워 균형을 맞췄다. 12분 드래곤 전투에서 ‘구마유시’ 이민형(T1·제리)에게 쿼드라킬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 했으나, 잘 성장한 김기인이 이후 열린 드래곤 전투에서 맹활약하면서 대량 득점해 기세를 잡았다. T1에게 연달아 바론 스틸을 허용하며 주춤한 KT는 교전 과정에서 나온 T1 측의 실수를 틈타 피해를 최소화했고, 이어진 장로 드래곤 전투에서 승리하며 세트 스코어를 1대 1로 맞췄다.
3세트, 직전 세트에서 다소 잠잠했던 ‘오너’ 문현준(T1·리신)이 맹활약했다. 미드 합류 싸움에서 2킬을 기록한 문현준은 종횡무진 라인에 영향을 미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여기에 최우제(크산테)까지 솔로킬을 기록하면서 18분 만에 골드 격차가 5000까지 벌어졌다. 23분 바론을 처치하며 승기를 잡은 T1은 30분 에이스를 띄우고 3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 KT가 또 다시 세트 균형을 맞췄다. 초반 드래곤 전투에서 득점한 것이 기점이 됐다. 잘 성장한 ‘비디디’ 곽보성(KT·트위스티드 페이트)을 앞세운 발 빠른 합류전으로 대거 득점했고, 15분 만에 4000 골드 차이로 앞서나갔다. 26분엔 바론을 처치하며 승기를 잡았다. 31분 드래곤 영혼을 차지한 이들은 바론 버프까지 두르고 본진으로 진격, 35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5세트 T1의 대역전극이 나왔다. 초반, 경기가 사실상 터졌다. 탑에서 기인(제이스)의 솔로킬로 선취점을 뽑은 KT는 곽보성(탈리아)의 합류로 문현준(오공)까지 잡아내며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9분 전령 전투에서도 승리, 일찌감치 경기가 기울었다. 하지만 T1의 교전력이 빛났다. 특히 이상혁(그라가스)의 그림 같은 플레이 메이킹이 연달아 나오면서 연전연승을 거뒀다. 26분 바론까지 처치하며 전세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를 끝내기엔 부족했다. 35분 바론을 처치하며 승기를 가져오는 듯 했으나 KT의 저항이 거셌다. 장로 드래곤을 내주며 패배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T1의 집중력이 조금 더 좋았다. 두 번째 장로 드래곤을 놓고 벌인 긴호흡의 전투에서 승리했다. KT는 김기인의 텔레포트를 이용한 백도어 플레이로 역습을 노려봤으나, 수비대에 막혀 좌절됐다. 동시에 상대 본진으로 진격한 T1의 별동대가 넥서스를 부시면서 약 55분에 이르는 긴 승부가 마무리됐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