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맞춰 유연히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29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성과와 올해 전략 등에 대해 밝혔다.
박 부회장은 “수요 위축에도 불구,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조원 증가한 44.6조원을 기록했다”며 “연결기준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고 이야기했다. 모바일 수요 감소에 대비, PC/서버향으로 신속히 전환한 결과다. 다만 메모리 시황 악화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6조원 감소한 6.8조원으로 기록됐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부회장은 “상반기는 거시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 지속과 재고 조정 기조가 계속돼 도전적인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하반기에는 경기 부양정책이 IT 수요 증가로 이어져 가시적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고객 재고도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 변수는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같은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업황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을 고려,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상황에 맞는 속도 조절과 수요·재고를 감안한 생산규모 최적화 등이다. 투자도 줄인다. 지난해에는 19조원을 투자비로 지출했으나, 2023년에는 이를 50%이상 절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 챗봇 등 신규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DDR5가 주력 제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간 이른바 ‘반도체 전쟁’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의 아젠다로서 근본적으로 이 상황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각국 정부와 고객의 수요에 반하지 않으면서 최적의 해법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기술 혁신도 강조됐다. 박 부회장은 “인류 삶의 질을 높여줄 AI 제품과 서비스는 더욱 많이 등장할 것”이라며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기술의 혁신이 요구된다. 시대에 맞춰 메모리 기 술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