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영진 뽑은 SM, 이수만은 “한 시대 저물어”

새 경영진 뽑은 SM, 이수만은 “한 시대 저물어”

기사승인 2023-03-31 15:30:10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외관.   사진=박효상 기자

SM엔터테인먼트가 31일 주주총회에서 새 경영진을 선출하고 ‘SM 3.0’ 비전에 박차를 가한다. 창업자인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는 이날 각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SM이 한 시대를 마감한다”며 소회를 전했다.

SM은 이날 서울 성수동 SM 사옥에서 열린 주총에서 장철혁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지원 마케팅센터장, 최정민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장이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장 CFO는 공인회계사 자격을 가진 회계·세무·M&A 전문가다. 김 센터장은 SM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며 언론 홍보와 미디어네트워크, 팬클럽 운영 등을 했다. 최 센터장 역시 20여년 간 SM에 몸담은 경력을 토대로 향후 글로벌 전략을 담당한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SM 우군으로 분류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와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글로벌전략담당 부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SM 현 경영진이 추천한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태희 법무법인 평산 변호사, 문정빈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이승민 피터앤김 파트너 변호사, 조성문 차트메트릭 대표 5명이 이름을 올렸다. 민경환 블로코어 파트너는 사외이사 후보에서 앞서 자진사퇴했다.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이사 등 현 경영진은 이날부로 임기가 종료됐다. 이들은 A&R, 매니지먼트 등 각자 전문 분야를 살려 일선에서 SM 3.0 계획을 실현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이수만

SM 지분 3.8%를 보유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이날 이사회에 불참했다. 그는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괄은 주총에 앞서 측근을 통해 보낸 편지에서 “내 이름을 따서 창립했던 SM이 오늘 한 시대를 마감한다”며 자신이 1983년 발표한 노래 ‘행복’의 가사를 인용해 소회를 전했다. “사랑하고 미워하는 그 모든 것을/ 못 본 척 눈 감으며 외면하고/ 지나간 날들을 가난이라 여기며/ 행복을 그리며 오늘도 보낸다”고 말하는 노래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역외 탈세 의혹 등에도 휘말렸던 그는 “‘광야’(SM이 내세운 가상현실 세계관)는 내게 새로운 꿈이었다. 이 꿈을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비난하는 분들이 있음을 안다. 그러나 늘 그래왔듯 저는 미래를 향해 간다”고 말했다.

이성수 SM 공동대표가 ‘부동산 사업 욕망과 관련 깊다’고 꼬집었던 ‘나무 심기’ 프로젝트도 에둘러 언급했다. 이 전 총괄은 “세계가 함께하는 음악 세상은 기술과 음악의 접목이어야 하고, 그 목표는 지속가능한 세상에 대한 기여여야 한다”며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SM 주식을 매도할 때 마음의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지속가능한 세상과 음악의 접합을 함께 하자고 뜻을 같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진영을 가다듬은 SM은 이 전 총괄과 거리두기를 이어가고 있다.

소속 가수들은 음악 시상식 등 각종 공식석상에서 이 전 총괄을 언급하지 않고, “곁에서 고생해주는 형·누나들”이라며 소속사 직원과 스태프 등에 공을 돌렸다. 이달 발매된 그룹 샤이니 멤버 온유, 그룹 엑소 멤버 카이 등의 음반에선 이 전 총괄의 이름이 빠졌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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