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PD 업은 넷플릭스, 韓 예능도 통할까 [들어봤더니]

스타 PD 업은 넷플릭스, 韓 예능도 통할까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3-04-04 13:46:15
(왼쪽부터) 정효민 PD, 정종연 PD, 이은경 PD, 박진경 PD, 김재원 PD.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스타 PD를 업고 예능 제작에 속도를 낸다. 넷플릭스가 ‘솔로지옥’ ‘피지컬: 100’ 등을 통해 쌓은 성공 노하우와 제작 실력을 검증받은 스타 PD들의 만남은 어떤 시너지를 낼까. 4일 서울 명동1가 커뮤니티하우스마실에서 넷플릭스 신규 예능 공개를 앞둔 정효민 PD, 이은경 PD, 김재원 PD, 박진경 PD, 정종연 PD를 만났다.


‘성+인물’ 로고. 넷플릭스

“미지의 세계로 가는 ‘성+인물’”

가장 먼저 시청자를 만나는 프로그램은 정효민 PD가 연출한 ‘성+인물’. 방송인 신동엽과 가수 성시경이 해외 성인문화를 탐구하는 인터뷰 형식의 토크쇼다. 다음 달 25일 일본 편, 3분기에 대만 편을 공개한다. 정 PD가 “인투 디 언노운”(Into the unknown·미지의 세계로)이라고 소개했을 만큼 한국에선 금기시된 성(性) 산업을 다룬다. 제작진도 ‘일본과 대만에 이런 세상이 있는지 몰랐다’고 놀랐다고 한다. JTBC에서 ‘마녀사냥’과 ‘효리네 민박’ 등을 만들었던 정 PD는 “내 프로그램은 실존하는 사람들의 일상과 업에 관한 이야기”라며 “‘성+인물’ 역시 표현 방식이 다를 수는 있으나 현실 속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선 전작과 비슷하다”고 귀띔했다.

‘사이렌: 불의섬’ 스틸. 넷플릭스

“여성 24인의 생존 전투 서바이벌, ‘사이렌: 불의섬’”

오는 5월 공개되는 ‘사이렌: 불의섬’은 여성 24인의 서바이벌 전투를 보여준다. 경찰관, 소방관, 경호원, 스턴트, 군인, 운동선수 등 6개 직업군 여성들이 각 4명씩 팀을 이뤄 경쟁한다. tvN ‘백스피릿’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등을 공동 연출한 이은경 PD가 제작한다. 이 PD는 “스포츠 만화를 좋아하는데,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이 많지 않고 풀어내는 방식도 제한적이라 아쉬웠다”며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넷플릭스 ‘길복순’ 등 여성 서사물이 많아진 흐름이라 여성이 주인공인 서바이벌을 제작하기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PD가 꼽은 관전 포인트는 ‘프로페셔널’. 출연자들이 각자 직업의 명예를 걸고 경쟁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이 PD는 “각 직업군이 주어진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생존하고 싸우는지, 어떻게 포기하지 않는지를 보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좀비버스’ 스틸. 넷플릭스

“‘좀비버스’는 반반무많이”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을 성공시킨 박진경 PD는 넷플릭스와 손잡고 좀비 서바이벌 예능 ‘좀비버스’를 올해 3분기 선보인다. 박 PD는 프로그램을 “반반(양념 반, 후라이드 반) 무 많이”라고 소개했다. “익숙한 예능의 맛과 여기에 양념을 더한 새로운 맛, 그리고 좀비가 잔뜩 등장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실감을 강조한 프로그램인 만큼, 정해진 대본이나 설정 없이 날것의 반응을 담았다고도 했다. 오죽하면 박 PD가 “앞으로 방송 활동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인간 본연의 모습이 많이 나온다”고 했을까. 앞서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등 한국 좀비물을 성공시킨 넷플릭스의 제작 노하우도 더해졌다. 좀비를 연기하는 배우들부터 미술, 의상, VFX 팀까지 제작 인프라를 제공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박 PD는 “그간 제작한 프로그램은 한국 정서가 많이 반영됐으나, ‘좀비버스’는 넷플릭스를 타고 전 세계 190여개국 시청자를 만난다. 그 점에서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19/20’ 스틸. 넷플릭스

“‘19/20’보며 나의 열아홉 떠올리길”

김재원 PD가 만드는 ‘19/20’(열아홉/스물)은 이날 공개된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순한 맛’이 예상됐다. 10대 후반 소년·소녀들의 19세 마지막 일주일과 20세 처음 일주일을 다룬 프로그램으로 올해 3분기 공개된다. 김 PD는 “그맘때쯤 경험이 평생 이어지는 자양분이 됐다”며 “‘19/20’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자신의 열아홉 살을 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앞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솔로지옥’ 시리즈 세 번째 편도 들고 돌아온다. 현재 출연자를 모집하는 단계로 4분기 공개될 예정이다.

‘데블스 플랜’ 스틸. 넷플릭스

“최적의 두뇌 서바이벌을 찾아서…‘데블스 플랜’”

tvN ‘더 지니어스’ ‘소사이어티 게임’ ‘대탈출’ 시리즈 등 두뇌 서바이벌 게임으로는 도가 튼 정종연 PD. 그는 넷플릭스에서도 장기를 살린다. 3분기 공개되는 ‘데블스 플랜’은 상금 5억원을 두고 출연자 12명이 두뇌 싸움을 벌이는 프로그램. 정 PD는 “그간 제작한 두뇌 서바이벌을 정반합한 프로그램”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존 프로그램의 유산을 이어가되 최적의 형식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제작한 프로그램이서다. 지난해 CJ ENM에서 퇴사한 뒤 김태호 PD가 차린 제작사로 이적한 그는 “드라마와 영화에 비교해 예능은 로컬(지역적)이라는 시선이 강했다. 넷플릭스라는 거간꾼을 통해 그런 한계가 해제되는 상황이라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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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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