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수개월째 공석이다. 반년 만에 공모가 재개됐지만 누가 총대를 멜 진 미지수다. 전세사기 대응 등 현안이 산적하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UG는 전날(5일) 신임사장 공모를 재개했다. 지난해 10월 권형택 사장이 사퇴한 지 6개월 만이다. 임명 절차는 이렇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4일까지 지원자를 받고 이중 2∼3배수를 추려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후보자를 추천한다.
후보가 공운위 검증을 통과하면 주주총회를 열고 최종후보를 의결한 다음 국토부장관에게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모부터 임명까지 2~3개월이 소요되는 걸 감안하면 공석은 이르면 오는 6월 중 메워질 전망이다.
신임 사장이 우선 해결할 과제는 전세사기 대응이다. 전세보증금 미 반환 사고가 전국에 성행하고 있다. HUG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조1726억 원 규모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HUG는 이중 9241억원을 세입자에게 돌려줬고 지난 2월까지 3605억원(39%)을 회수했다.
HUG가 올 1월 한 달간 HUG가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은 169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4% 급증했다. 현행법 상 HUG는 자기자본 60배까지 보증 발급을 할 수 있다. 보증배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54배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전세가가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전세’도 늘고 있어 자금 여력에 적신호가 켜졌다. 회수 불가능한 채권이 다수고, 회수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는 점도 문제다. ‘밑 빠진 독에 물만 붓는 격’이라 여론도 좋지 않다.
이런 불경기에 국내 유일 주택보증 전문기관장직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셈. 박동영 파인우드PE 대표이사도 최종후보자로 낙점됐다가 일신상 사유로 지난 2월 사퇴했다. 하마평도 돌지 않고 있다.
HUG 내부관계자는 “(요즘 시기에) 사장직이 아무래도 부담이 큰 자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임 결정된 분이 사임하고 물리적 절차가 있어 공석이 길어졌다”며 “변제액 회수보다는 (신임 사장은) 임차인 보호를 어떻게 전향적으로 할 것인지에 관한 고민이 필요하고, 건설사기 피해지원 센터도 운영하고 있어서 그런 것들도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 상황이 워낙 안 좋고 산적한 과제가 많아서 이를 잘 해쳐나갈 분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