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손보사 좋고 생보사 안 좋았다? 실적 뜯어보니

지난해 손보사 좋고 생보사 안 좋았다? 실적 뜯어보니

손보사 당기순이익 26.2% 증가…생보사는 6% 감소
자회사·법인세 감소 ‘후광효과’
적자 돌아선 손보사도

기사승인 2023-04-12 06:00:15
쿠키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국내 보험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이 9조를 넘어섰다.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의 희비는 엇갈렸다. 생보사 업황 악화 속에서도 삼성생명, KB라이프생명 등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손보사들 중에서는 ‘나홀로 적자’를 기록한 보험사(롯데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치)'에 따르면 보험회사(생보사23개·손보사31개) 당기순이익은 9조1801억원으로, 전년(8조2660억원)보다 11.1% 증가했다. 보험회사 당기순이익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3년 전인 2019년(5조3367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보험회사 업계별로 희비가 갈렸다.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5조4746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6.2%늘어났다. 보험영업이익이 장기보험 신계약 증가와 손해율 하락 등으로 개선됐고, 투자영업이익 또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로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생명보험사는 2조7055억원으로 6.0% 감소했다. 생보업계 전반에서 금융자산 및 처분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생보사의 전반적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선전한 보험사는 어디일까. 업계 1위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1조7208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1조5977억원에서 7.7% 증가했다. 자회사인 삼성화재보험 실적 개선, 그리고 법인세법 개정에 따른 이연법인세 부채 감소 등 일회성 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별도 기준으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6167억원으로, 전년 8519억원 대비 27%가 줄었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이 합병, 지난 1월 출범한 KB라이프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연결기준 2467억원으로 1년 전 2250억보다 증가했다. 이는 법인세 비용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지난해 KB라이프생명의 법인세 비용은 641억원으로 전년 824억원 대비 22% 감소한 바 있다.

신한라이프는 연간 당기순이익 4535억원으로 전년(3916억원·오렌지라이프 실적 포함) 대비 18.4% 증가했다. 자산운용 손익이 감소했지만 저축성보험 상품 실적 향상 등으로 보험영업손익이 증가했다.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은 266%(잠정)로 업권 내 최고 수준의 안정적 자본 여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생명보험

NH농협생명보험은 연간 당기순이익 21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역대 최고 수준의 당기순이익이다. 하지만 RBC비율은 147.5%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50%를 하회했다. 이보다 낮을 경우 경영활동 제한, 부실 금융기관 지정 등 당국의 규제 근거로 활용되며, 100% 미만은 ‘경영개선권고’ 발동 기준이 된다.

그러나 NH농협생명보험의 총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마이너스(-) 1451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최근 1년간 NH농협생명이 대지주인 농협금융지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은 4번에 달한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3월 225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4월에는 375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같은해 9월 2500억원의 농협생명 영구채를 전액 인수했고 지난 2월에도 추가로 2500억원을 투입했다.

메트라이프생명보험은 당기순이익 3562억원으로 1년 전(1758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13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1357억원) 보다 줄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됐지만 1분기 만에 2100억원 가량을 회복한 셈이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하반기 금리 상승 누적분이 보증 준비금 평가 할인율에 반영돼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이에 따라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배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손해보험

5대 손보사(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지난해 순이익이 4조원을 돌파하면서 수천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잔칫집 분위기이지만 웃지 못하는 손보사들도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순이익은 -630억원이다. 전년(1198억) 대비 153% 줄었다. 금리 인상 기조가 본격화된 지난해 유가증권 평가 손실 규모가 확대되면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손해보험도 적자 전환했다. 하나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8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69억원에서 858억원이 줄었다. 보험영업이익이 -885억원으로 1년 전(-390억원) 보다 495억원이 빠졌다. 투자영업이익도 305억원으로 전년 665억원에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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