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제도 대비” 자본확충 서두르는 보험사들

“새 회계제도 대비” 자본확충 서두르는 보험사들

IFRS17 적용 성적표 곧 나온다
유상증자·채권 발행하는 보험사들
푸본현대생명, 후순위채 추가 수요 확보

기사승인 2023-04-21 07:08:01
쿠키뉴스 자료사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한 보험사들의 성적표가 곧 나온다. 중소형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을 위해 자본인정 증권 발행, 잉여금의 유보, 자산 매각 및 증자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오는 27일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회사·하나금융지주 등 3개 금융지주가 1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 지주계열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KB라이프생명·하나생명과 손해보험사 KB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 등의 실적도 베일을 벗게 된다.

IFRS17는 △원가가 아닌 시가로 보험부채 평가 △보험수익 인식방법의 변화 △회계상 이익의 표시방법 변경을 골자로 한다. 생명보험사들의 주력 상품인 저축성 보험은 IFRS17 적용시, 자본 여력 평가에 불리하다. 저축성 보험은 보장성과 달리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만기 때 돌려주는 상품이다. IFRS17에서는 저축성보험처럼 향후 지급이 확정된 금액은 부채로 산정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채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저축성 보험금 지급 규모도 생보사들이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생보사 21곳이 판매한 저축성보험(퇴직연금·연금저축 제외) 중 연내 만기가 도래한 보험금은 12조8358억원에 달한다.

이에 보험사들의 유상증자와 채권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푸본현대생명은 20일 후순위채 수요 예측에서 80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선 수요 예측에서는 목표 물량을 다 채우지 못했는데 금리 상단을 0.1%p 올려 투자자 몰이에 성공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18일 후순위채 수요 예측에서 700억원 모집에 11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아 590억원 미달했다. 당초 절대금리로 6.5~7.2%의 금리밴드를 제시했다. 이후 추가 금리조정(7.3%)으로 100억원을 증액했고, 기존 목표액 700억원을 넘어 800억원으로 증액 발정을 확정했다. 

푸본현대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171%다. 금감원에서는 RBC 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보험업법 시행령 제65조(재무건전성 기준)에서는 100% 이상 유지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이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기순손익은 IFRS17 적용 전 293억원에서 적용 후 적자 2050억7500만원으로 전환된다. 푸본현대생명은 자산·부채 시가 평가에 따른 자본 감소분을 점진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가용 자본 부문 경과조치 적용을 신청하기도 했다.

푸본현대생명 뿐만 아니다. 지난달 초 ABL생명은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기준으로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 나섰다. 그러나 전량 미매각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ABL생명은 자본확충을 위해 후순위채를 기존 계획보다 700억 증액, 인수단을 통해 13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이밖에 지난달 30일 IBK연금보험은 2000억원 규모의 사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같은달 하나생명 역시 금융지주 도움을 받아 18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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