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가정의 달, 사위가 답했다 [쿠키칼럼]

오월 가정의 달, 사위가 답했다 [쿠키칼럼]

우리 집 자식들에겐 지식인의 오기가 남아 있다

기사승인 2023-05-03 06:30:02
코로나 질병 이전을 BC(Before Corona)라 하고 그 이후를 AC(After Corona)라고 부르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아마 코로나 집단 감염 이후의 역사에는 사람 사이에 거리 두기가 생활화될 것이고, 서로의 거리는 멀어질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메마른 사회에 사람들의 체온이 더 냉랭해질 것이 두렵고 안타깝다. 우리는 많은 병의 원인을 냉증(冷症)이라 하고, 몸이 차서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교대 교정의 설치미술품 '달팽이 가족'. 사진=곽경근 대기자

남극의 펭귄이 살아남는 방법은 서로 몸을 밀착하여 체온을 보존하는 것이다. 정이 그리워지는 것은 사람의 수명을 줄이는 일이다. 자살 동기로 가장 높은 지수를 차지하는 것은 '그리움'이다.

우리 집 자식들은 아직도 지식인의 오기가 남은 탓인지 부부 사이가 냉랭하다. 자식들이 다 컸는데도 제 팔뚝이 더 굵단다. 어느 날 딸네 집에 갔는데 역시 부부 사이가 냉랭했다. 그렇다고 싸운 것도 아니었다.

집에 돌아와 사위에게 메일을 보냈다.

“자네 집안은 분위기가 너무 냉랭하여, 가서 하루를 지내는 것이 불편하다네.”

그랬더니 사위에게서 곧 답장이 왔다.

“아버님, 다음에 오실 때는 방 안 온도를 좀 더 올려드릴게요.”

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 simon@konkuk.ac.kr

전정희 기자
lakajae@kukinews.com
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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