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의혹’에 대해 배신감을 나타냈다. 김 의원이 청년 정치인으로 가난하고 알뜰하다고 알려진 만큼 괴리감을 느낀다는 이유다.
16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비트 코인의 급락과 ‘루나·테라 사태’로 가상화폐 시장이 무너지면서 청년들의 영끌 투자가 빚더미로 전락했다.
투자전문 플랫폼 인베스팅의 비트 코인 가격 변동표를 살펴보면 2022년 4월 -17.30%, 5월 -15.56%, 6월 -37.32%로 총 70.18%가 폭락했다. 지난해 5월 발생한 ‘루나·테라 사태’도 큰 충격을 몰고 왔다. 1루나 당 119달러였던 가격이 한 달 만에 2센트로 99%가 떨어졌다.
최근 코인 관련 커뮤니티에는 청년들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이 올라왔다.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코인 투자 실패로 인한 조언을 구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이 언급한 투자금의 출처를 보면 등록금과 전세 자금, 영끌 대출금 등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청년 미래의 삶을 위한 자산 실태 및 대응 방안’을 살펴보면 2021년도 기준 청년은 1인당 8455만원의 부채를 가지고 있다. 또 조사 대상을 ‘부채가 있는 청년’으로 바꿀 경우 1인당 부채는 1억1511만원까지 증가한다.
청년 A씨(31)는 김 의원의 코인 의혹에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김 의원의) 앞과 뒤가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제일 화나는 부분은 청렴한 척을 했다는 것”이라며 “청년들이 코인과 투자 실패로 힘들어하는 모습과 너무 대비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청년 정치인이라는 것도 분노의 요인 중 하나”라며 “배신감과 괴리감에 모든 말을 믿지 못하겠다”고 소리 높였다.
다른 청년 B씨(33)도 분노를 표출했다. B씨도 “(김 의원의) 최초 보도를 보고 난 후 감정은 분노였다”며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일을 하면서 코인 투자를 병행하는 등 모든 노력을 했지만 남은 건 실패뿐이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청년 정치인이라는 단어를 본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며 “청년들의 주 놀거리인 게임까지 연관됐다. (김 의원 코인 의혹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소리 높였다.
전문가는 청년들의 반응이 경제적 박탈감과 정치적 배신감이 주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청년세대가 가상자산 투자 비율이 높은 만큼 그 체감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배종찬 정치평론가는 1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가상자산은 청년세대 투자자의 비율이 높아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중 30대가 가장 많다”며 “가상자산이 성공하기 힘든 투자 대상임에도 성공적으로 투자했다. 거기에 풀리지 않는 의문까지 겹쳐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배신감도 함께 작동했다. 1억5000만원의 고액 연봉을 받는 국회의원이 가상자산의 수익을 노렸다”며 “청년 세대의 무당층 비율이 높은 것을 살펴보면 경제·정치적 배신감이 이중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의원의 의혹이) 청년세대에게 감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김 의원이) 청년 정치인 점도 정치적 배신감에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전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