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최고임금”… 청소노동자, 실질임금 보장을 외치다

“최저임금이 최고임금”… 청소노동자, 실질임금 보장을 외치다

공공운수노조, ‘최저임금투쟁’ 선포
최저임금 9620원→12000원 인상 요구

기사승인 2023-05-18 18:30:14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연세대학교세브란스빌딩 앞에서 열린 '올려라 최저임금! 보장하라 실질임금 청소노동자 한마당'에서 최저임금 관문 통과 퍼포먼스를 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저임금에 시달리던 청소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공공운수노조는 18일 오후 서울 통일로 연세대학교세브란스빌딩 앞에서 ‘올려라 최저임금 보장하라 실질임금 청소노동자 한마당’을 열었다.

비바람을 헤치며 행진했다. 이날 4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참가자들의 양손엔 ‘청소노동자에게 생활임금을’이라 적힌 현수막과 우산이 있었다. 숭례문과 광화문을 지나 보신각까지 2.1㎞를 가는 동안 선두에 있는 트럭에서 “물가폭등 못살겠다 최저임금 인상하라”는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 참가자들은 구호를 복창하며 빨간색 응원봉을 두드렸다. 축구 경기를 응원하는 듯한 모습에 일부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대열을 지켜봤다.

조창수 경북지역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행진하기 전 현장 발언에서 “노동자들은 삶의 현장에서 물가상승률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이 곧 우리의 최고임금”이라며 “미국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한 47개 지역에서 일자리가 대폭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김현옥(69·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날 행진에 참여한 김현옥(69·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연세대분회)씨는 “1만 원도 안 되는 최저시급으로 우리가 어떻게 생활을 할 수 있냐”라며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 임금으로는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 나이가 되면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다”며 “생활 임금이라도 나라에서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리로 나오기 전 학교 측과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정영숙(61·한동대학교미화분회)씨는 “학교가 최저임금 인상에 관련해 노동조합과 전혀 대화하지 않는다”라며 “지난 4개월간 침묵시위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라며 “오늘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18일 서울 중구 연세대학교세브란스빌딩 앞에서 열린 '올려라 최저임금! 보장하라 실질임금 청소노동자 한마당'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최근 생활에 필요한 물가가 많이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전기요금을 세 차례 올렸고, 가스요금을 38% 인상했다. 서울시 기준, 직장인 점심 식사 비용은 33.8%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반기에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요금이 인상될 예정이다. 저임금을 받는 청소노동자들이 최저시급 인상을 요구하는 이유다.

한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최저임금 노동자를 양산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양극화를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대로는 살 수 없다. 월급이 올라야 할 때”라며 “최저시급 1만2000원을 요구한다. 월 250만원을 받아야 최소한 생활이 가능하다”고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택시노동자·돌봄노동자·공공비정규노동자·배달노동자와 연대하여 지속적인 투쟁을 벌일 것이라 밝혔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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