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이젠 선택 아닌 필수…국내 게임사 전략은

ESG 경영, 이젠 선택 아닌 필수…국내 게임사 전략은

기사승인 2023-05-23 17:29:18
엔씨소프트 사옥.   엔씨소프트

전세계적으로 ESG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금융위원회가 2025년부터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를 상대로 ESG 공시를 의무화하며 국내 게임사들도 ESG 경영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다. 기업의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의미한다. 유럽연합과 미국 등에서는 기업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고, 신용평가사들도 ESG를 평가해 신용등급을 매기려는 시도를 보인다.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국내 게임사의 입장에서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다.

국내 ESG 경영의 선두주자는 엔씨소프트(엔씨)다. 엔씨는 2021년 3월 국내 게임사 최초로 ESG 경영위원회를 설립하고 매년 ‘지속가능 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국내외 ESG평가 기관으로부터도 성과를 인정 받았다. 지난해 11월 한국 ESG기준원(KCGS)이 공개한 ESG 평가에서는 2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이는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12월엔 ‘2022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코리아 지수에 국내 게임사 최초로 편입됐다. 205개 평가 대상 기업 중 52개 기업이 통과했는데, 엔씨는 게임사 중 유일하게 자리했다.

엔씨는 올해에도 ESG 활동을 꾸준히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엔씨는 직원 참여 사회공헌 프로그램 ‘엔씨 [위드] 플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엔씨는 “일상 속 작은 실천을 통한 환경 보호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고 소개했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달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 동화책 제작 프로그램 ‘엔씨 [D&I] 플레이’를 진행했다. 엔씨 [D&I] 플레이는 엔씨 직원이 점자 동화책을 제작해 기부하는 직원 참여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5종의 동화책을 80여 권의 점자책으로 제작했다. 

앞서 3월엔 헌혈 캠페인 ‘엔씨 [기부] 플레이’를 진행한 바 있으며, 오는 26일엔 ‘엔씨 [그린] 플레이’를 진행한다. 엔씨 [그린] 플레이는 사옥 공간 곳곳을 ‘그린 플레이존’으로 지정해 직원들이 일상 속에서 탄소 배출 절감 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캠페인이다.

이밖에도 지난달 ‘네일케어룸’을 신설해 중증 장애인 직원을 고용하고, ‘게임 접근성 가이드라인 연구’ 등을 통해 장애인을 위한 활동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기업 경쟁력 강화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ESG 경영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며 “엔씨는 즐거움으로 연결된 세상을 꿈꾸는 기업이다. ‘올바른 즐거움’, ‘디지털 책임’, ‘사회 질적 도약’을 지속가능경영의 핵심 가치로 규정하고 관련 노력들을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넷마블게임아카데미 8기’ 발대식.   넷마블

넷마블은 2021년 12월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속적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2006년엔 환경경영을 선포하며 오랜 시간 관련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KCGS의 ESG 평가에선 A등급을 받았다. 

넷마블의 ‘2022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의하면 넷마블은 신사옥에 중수도와 빗물처리시설을 설치했다. 중수도를 통해 한 번 사용한 수독물을 청소용수로 재활용해 하수 발생량을 줄이고 있다. 지난달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선 코웨이와 함께 소등행사에 동참했다. 지구의 날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생활 신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세계 기념일이다. 

넷마블문화재단은 ‘넷마블게임아카데미 8기’ 발대식을 지난 18일 넷마블 지타워에서 개최했다. 

2016년부터 시작된 게임아카데미는 넷마블문화재단을 대표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게임개발 과정 교육을 제공 및 지원한다. 8기 학생들은 약 8개월 간 오프라인에서 게임 제작 전반에 걸친 실무형 교육 및 전문강사 멘토링을 받으며 직접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업무 협약식’.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1월 ESG 관련 조직을 출범하고 관련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엔 환경 문제에 대한 사내 경각심을 일깨우고 친환경 문화 조성을 위해 임직원 참여형 친환경 활동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월엔 ‘크루아이템 기부 캠페인’을 실시했다. 사내 배치된 기부함에 임직원들이 직접 활용 가능한 의류, 도서, 장난감 등의 물품을 기부했다. 수거된 물품은 비영리 공익재단에 전달돼 판매됐다. 수익금은 국내외 소외계층 이웃에게 전달됐다.

또한 회사 내 다회용컵을 도입해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고, 주말과 야간, 점심시간 동안 사무실 내 조명을 소등하는 ‘오피스 조명 소등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환경 교육을 진행했다. 카카오게임즈는 “ESG 경영에 대한 사내 공감대 형성을 도모했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장애인 게임 접근성 향상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 일환으로 인지기능 측정 및 치료 전문 스타트업 벨루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치매 진단·예방·관리를 위한 기능성 게임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을 연중 지속적으로 전개해 사소한 행동에서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할 것”이라며 “나아가 ESG 경영 실천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가입한 위메이드.   위메이드

위메이드는 2021년 7월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이후 전담부서 ESG팀을 신설해 ESG 경영 실천과 내재화를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KCGS의 ESG 평가에선 ‘C’등급을 받았다.

위메이드는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지난 17일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했다. 

UNGC는 자발적 기업 지속 가능성 이니셔티브다. 2000년 UN 본부에서 공식 발족한 이후, 160여 개국에서 2만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사들은 친인권, 친환경, 노동 차별 반대 등의 원칙을 준수해 기업활동을 전개한다. 

위메이드는 이 일환으로 매년 1회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UNGC 가입은 위메이드가 추구하는 ESG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도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ESG 경영을 실천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ESG 경영과 관련해 이경혁 게임평론가는 “ESG는 콘텐츠 산업에서 더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게임사들도 ESG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이용자가 제품을 선택하거나 브랜드를 고려할 때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ESG 투자는) 게임사 입장에서도 득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성기훈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