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 차기 사장 어깨는 무겁다. 장기 경영공백은 차치하더라도 회수해야 할 대위변제액이 상당하다. 변제액은 눈덩이처럼 느는데 회수율은 갈수록 줄고 있다.
11일 공시에 따르면 HUG는 지난해 125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대한주택보증 시절인 지난 2009년(7322억원 적자) 이후 처음이다. 부채비율도 2021년 26.6%에서 지난해 34.6%로 커졌다. 적자로 전환한 이유는 전세보증사고대위변제에 들어간 비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HUG는 보증보험 가입자에 한해 떼인 전세보증금을 대신 갚아주고 집주인에게 이를 청구한다. 연간 대위변제액은 2018년 583억원에서 2019년 2836억원으로 5배 가까이 뛰었다. 이후에도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0억원, 2022년 9241억원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회수액은 2020년 2214억원, 2021년 2114억원, 지난해 2179억원이다. 회수율은 2020년 50.1%에서 2021년 41.9%, 지난해엔 23.6%까지 떨어졌다.
회수율에 관해 HUG 측은 “대위변제 시기와 회수시기 간 시차가 존재하고 최근 급증한 사고 금액 회수 시점은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업 적자에 관해서도 “전세보증 사고가 지난해 많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서 대위변제한 금액이 많아진 게 가장 큰 요인”이라며 “기업 보증에서 발생한 수익을 (변제에) 많이 활용하는데, 부동산 경기가 나쁘다보니 기업이 사업을 적게 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세사기 특별법에도 공사역할이 들어가 있고 전세시장이 덜 안정화한 것 같아서 (차기 사장은) 그런 걸 중점적으로 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HUG는 지난해 10월 권형택 전 사장이 임기를 남겨두고 사임하면서 8개월째 직무대행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종후보에 올랐다가 ‘일신상 사유’로 물러난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을 제외하곤 특이점은 없다. 내부에서도 ‘인사 참사’를 겪은 뒤로 더 신중해진 모습이다.
HUG 관계자는 “지난번 그런 일(후보자 사퇴)이 있어서 (이번 인사에선) 보완을 신경 쓰는 것 같다”라며 “알려진 내용이 없고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적어도 이달 중으로 차기 사장이 선임되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HUG는 지난 4월 임원모집 공고를 냈고 후보공모를 마쳤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주주총회 등 세부 절차가 남아있다. HUG는 주거복지증진과 도시재생 활성화를 지원하는 전문기관이다. 임기 3년인 HUG 사장 자격요건 중 하나는 ‘공사 업무분야와 관련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자’다. 하마평은 알려지지 않았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