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번복…‘도쿄전력 데자뷔’

한덕수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번복…‘도쿄전력 데자뷔’

윤재갑 “국민 안전 지키는 헌법적 가치 최우선”
“과학과 국민 정서 번갈아 가면서 탓”

기사승인 2023-06-14 17:10:02
한덕수 국무총리.   사진=임형택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오염수 처리 과정을 혼동하고 정정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과학적 처리와 근거를 주장하는 정부의 주요 관계자가 이를 혼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번복한 내용이 도쿄전력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같다는 비판도 나왔다.

14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 총리는 오염수 처리 설명을 뒤집었다. 그는 지난 12일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1068개의 탱크에 저장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70%는 오염 기준치를 넘어선 상태”라며 “처리되기 전의 오염수를 담아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영대 민주당 의원의 질의 시간이 오자 “(해당 오염수는) 정화를 한 번 거친 오염수인데 말을 잘 못 드렸다”며 “방류하려면 재정화를 몇 번 해서라도 그 기준에 맞춘다는 게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계획”이라고 정정했다.

도쿄전력에서 만든 처리수 포털사이트에 보고된 해양 생물 모니터링 세슘134와 세슘137 검출 결과.   도쿄전력 처리수 포털사이트 갈무리

한 총리의 설명은 도쿄전력 후쿠시마 관련 모니터링 사이트와 맥락이 같다. 하지만 이 사이트에서 공지한 내용이 최근 보도와 맞지 않은 점을 확인했다. 후쿠시마 인근에서 지난 4월 세슘 1200베크릴이 검출된 쥐노래미가 잡혔고 5월엔 기준치 180배가 넘는 우럭이 잡혔다.

하지만 도쿄전력이 공개한 해양 생물 모니터링 데이터에는 세슘과 관련된 어떤 항목도 해당 수치가 적힌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도쿄전력에서 만든 처리수 포털사이트에 보고된 처리수 표기.   도쿄전력 처리수 포털사이트 갈무리

일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오염수’ 모니터링 사이트에 다핵종제거설비(ALPS, 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처리수를 설명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처리수는 총 두 종류로 ‘ALPS 처리수’와 ‘처리도상수’로 구분된다.

‘ALPS 처리수’는 전체의 30%로 ALPS를 통해 처리한 오염수가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듐)를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안전에 관한 규제 기준치인 ‘고시 농도비 총계’ 1 이하인 경우에 붙이는 명칭이다.

남은 70%를 차지한 또 다른 처리수 항목인 ‘처리도상수’는 ALPS를 통해 오염수를 처리했지만 안전에 관한 규제 기준치인 ‘고시 농도비 총계’가 1 이상일 때 붙이는 이름이다. 일본 도쿄전력 측은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 오염수도 처리수라고 부르는 셈이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는 헌법적 가치를 국정운영에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야당에서 과학적인 부분을 지적하면 국민 정서 탓을 하고 국민 정서를 얘기하면 과학적이지 못한 ‘과학’ 탓을 한다”고 비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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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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