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 사용 느는데… 수거·폐기사업 ‘부진’

의료용 마약류 사용 느는데… 수거·폐기사업 ‘부진’

기사승인 2023-06-22 17:56:16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박효상 기자

의료용 마약류 사용량이 해마다 늘어나는 데 비해 가정 내 마약류 의약품 수거·폐기 사업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2022년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 결과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사업 참여 99곳의 약국 중 64곳의 수거실적이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가정에서 사용(복용)하고 남은 마약류 의약품이 오·남용되거나 불법 유통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을 지난해부터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7~11월까지 5개월에 걸쳐 모두 9024개, 555kg의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를 수거·폐기했다.

다만 이는 사업 참여 약국 99곳 중 35곳의 수거·폐기량에 불과하다. 나머지 64곳의 경우 사업 수행기간 내 수거 실적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의약품 수거·폐기에 대한 국민 인지도가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사업에 참여한 약사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71.8%의 응답자가 마약류 반납을 위해 약국을 방문하는 월 평균 인원이 0.5명 이하라고 답했다. 월 평균 인원이 가장 많았던 경우도 2명을 넘지 않았다. 월 평균 인원 응답값의 전체 평균은 0.462명으로, 이를 하루 기준으로 환산하면 0.015명에 불과하다.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의 수거·폐기가 잘 이뤄진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선 단 4.2%의 응답자만 ‘동의한다’는 긍정답변을 했다. 절반이 넘는 응답자(56.3%)가 ‘동의하지 않는다’ 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사업 성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난해 7월 발표한 식약처 ‘2021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료용 마약류 처방 환자 수는 1884만명(중복 제외)에 달한다. 국민 약 2.7명 중 1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셈이다.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 건수와 처방량은 지난 2019년부터 꾸준히 증가하여 처방 건수는 약 1억건, 처방량은 18.3억개를 기록했다. 

의료용 마약류 처방 건수가 늘어난 만큼, 수거·폐기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춘숙 의원은 “앞으로 국내 인구 고령화 추세와 의료 서비스 선진화에 따라 의료용 마약류 사용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환자가 복용하고 남은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식약처는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관련 홍보, 인식 제고 등 사업 내실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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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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