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직후 타 학교 기말고사 정답 유출 등으로 논란이 된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과 관련해 학교 현장으로부터 5000건에 이르는 개선 요구가 접수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현장에서는 기말고사와 고3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이 진행되는 시기에 전산시스템 오류가 지속되며 ‘4세대 나이스’가 아니라 ‘死세대 나이스’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일 4세대 나이스 개통 이후 4729건의 사용자 개선요구가 교육당국에 접수된 것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영역별로는 일반행정과 교무업무가 각 1953건과 1741건으로 가장 많았다. 학교행정과 공통관리 영역 개선요구는 각 475건과 453건이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조치가 완료된 것은 72.3%(3417건)였고, 나머지 27.7%(1312건)는 ‘미처리건’으로 분류됐다.
특히 중간·기말고사 운영, 성적평가 등 학교의 주요 업무인 교무업무의 경우 3건 가운데 1건꼴인 30.7%(535건)가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상당수는 접속지연, 자동 로그아웃 등 접속오류지만 타 학교 정기고사 문항정보표가 출력되는 등의 사례도 포함됐다. 문항정보표는 지필고사 문항별 성취기준·정답·배점 등을 기록한 문서다.
새 시스템 개통 이후 같은 시·도에서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단위로 거의 동시에 2명 이상이 출력 버튼을 누른 경우 출력 정보가 바뀌어 전달되는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22일 문항정보표 출력기능을 중지하고 교육청과 학교에 기말고사 문항·정답 배치 변경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며, 23일 오류 수정 프로그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오류로 다수 학교는 기말고사를 연기하는 혼란을 겪었다.
현장 교사들은 수행평가 점수 합산 오류, 타 학교 학생의 학적 노출, 타 교사 호봉 노출 등 단순한 오류라고 보기 어려운 사례들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통 일주일째인 27일까지도 시스템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런 혼란을 의식한 듯 27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참석해 “학교 현장에 혼란을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책임감으로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학교 현장은 대통령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발언에 이어 4세대 나이스 먹통 사태로 대혼란에 빠졌다”며 “교육부는 이러한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