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현지 플랜트 시장 선점을 목표로 추진한 모잠비크 플랜트 공사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사업 공사 진행률(올해 1분기 기준)은 2.9% 수준이다. 대우건설은 사업이 내란으로 3년이나 연기된 만큼, 협상을 위한 논의를 다시 진행하고 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모잠비크 플랜트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발주처와 논의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잠정 중단됐다가 모잠비크 정부가 발주처에 다시 들어오라고 요청을 했다. ‘토탈’도 들어간 걸로 안다”며 “치안이 나아지고 있어서 발주처와 사업재개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업 재개 시기가 확정된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2020년 12월 모잠비크 ‘LNG Area 1’ 공사 계약을 맺었다. 모잠비크 최북단인 카보델가도주(州) 팔마 지역 아푼지 산업단지에 연 640만 톤을 생산하는 천연가스 액화 트레인 2기와 부대설비를 조성하는 공사다. 사업주는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 모잠비크 국영가스공사 등 7개사다.
대우건설은 철골·기계·배관·전기계장 등 핵심공정분야 시공을 맡았다. 하지만 치안이 나빠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사업을 접어야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반란을 일으켜서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해외체류가 불가한 상황이었다. 토탈은 직원 대피령을 내렸고 대우건설도 인력을 철수했다.
사업 중단으로 손실이 생기진 않았지만 진행률이 매우 더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업 진행률은 2.9%에 불과하다. 계약상 공사기한은 오는 2024년 2월이다. 공사가 지연될수록 부담은 갈수록 커지게 된다.
모잠비크 치안이 과거보다는 나아졌다고 해도 장기 체류할 국가로는 적합하진 않다. 외교부에 따르면 치안 상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인근 아프리카 국가보다 양호하지만 현금 과다보유 여행객으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인 등 동양인들을 대상으로 강도와 절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지역 대부분에 황색경보(여행자제), 사업지가 위치한 아푼지 반도엔 적색경보(출국권고)가 내려진 상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국내 건설사가 모잠비크에서 1억 달러 이상 사업권을 딴 사례는 대우건설 말곤 없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용역 발주가 대부분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관계자는 “북부 반군활동과 생활고에 따른 민심 불안은 위험요인”이라며 “육상 가스전 개발중단과 고인플레인션에 따른 사회 갈등이 잠재해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 지역에 진출을 노리는 이유는 풍부한 자원 때문이다. 모잠비크는 대규모 가스전(루브마)을 비롯해 세계 9위 수준의 석탄이 매장돼있다. 또 다른 이유론 성장성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모잠비크 경제성장률을 4.9%로 전망했다.
LNG Area1을 포함해 북동부 지역 천연가스전 개발과 연계분야 투자 확대가 성장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실제 ‘Coral Sul FLNG(부유식액화설비)’에서 생산된 LNG가 지난해 11월 처음 수출됐다. 코트라는 “올해 이후 천연가스 개발, 생산, 수출 등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모잠비크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