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다!’ 그룹 위아이 멤버 김준서는 신곡 ‘질주’의 데모 테이프를 처음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 시원하고 청량한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김준서는 이 곡이 아련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가사를 붙이고 곡이 완성되자 청춘이라는 주제가 더 선명해졌다. 같은 그룹 멤버 김요한은 말했다. “제 또래 청춘들의 이야기 같았어요. 두렵고 불안해도 함께 손을 잡으면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와닿았어요.” 8개월 만에 새 음반을 들고 돌아온 위아이를 최근 서울 역삼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질주’는 위아이가 지난 29일 발매한 미니 6집 ‘러브 파트3 : 이터널리’(Love Pt.3 : Eternally)의 타이틀곡. 팀 리더 장대현이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그는 “위아이를 떠올리며 곡을 만들었다”고 했다. 멤버들과 힘든 일을 이겨냈을 때, 함께 공연하다가 웃음이 터질 때 등 우정이 쌓인 순간들을 재료로 노래를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만든 ‘질주’를 듣고 멤버들은 “딱 위아이 색깔”(김준서), “진심이 담긴 위로가 느껴졌다”(김동한)며 즐거워했다. 이밖에도 음반에는 라틴풍의 ‘비 올라잇’(Be Alright), 그룹 비투비 멤버 임현식이 만든 ‘하루 끝에’ 등이 실렸다.

음반은 위아이가 지난해 시작한 ‘러브’ 3부작을 닫는 마침표다. 지난해 발매한 파트1과 파트2는 각각 첫사랑과 열정을 소재로 했다. 파트3에선 영원한 사랑을 얘기한다. 이 사랑이 향하는 곳은 자기 자신이다. 강석화는 “사랑을 향한 영원한 믿음이 결국 우리 자신을 향하길 바란다는 뜻”이라고 했다. 위아이는 이미 끝없는 사랑을 경험했다. 팬덤 루아이를 통해서다. “팬들은 무한한 사랑을 보내주세요. 그걸 본받고 싶어요. 우리가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건 팬들의 사랑 덕분이니까요. 팬들이 주시는 사랑을 믿는 것이 곧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랑을 잘 흡수해서 다시 돌려드리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요.”(김준서)

음반을 관통하는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가 ‘질주’가 품은 청춘이란 소재와 맞닿는 건 필연이다. 코로나19 이후 2030세대 우울증 환자는 급증했다. 타인과 단절된 채 보낸 시간이 청년들을 멍들게 했다. 2020년 데뷔한 위아이도 2년 가까이 팬들과 만나지 못했다. 음악 방송을 찍을 때도 관객이 없어 “리허설하는 기분”(김동한)으로 공연했다. 팬들과 연결된 지금이 소중한 건 그래서다. 김동한은 “팬들이 없는 무대에 오르다가 지난 월드투어에서 직접 팬들을 대면하니,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느꼈다. 인생에 감사한 마음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위아이의 사랑은 서로에게도 향한다. 장대현은 “얼마 전 가수 선배들로부터 ‘다른 아이돌 그룹들이 너희만큼 팀워크가 잘 맞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뿌듯해했다. 막내 김준서가 음악 작업에 여념 없는 장대현에게 ‘위아이를 위해 열심히 해줘 고맙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일도 있었다. 장대현은 “평소엔 부끄러워서 자주 표현 못 하지만, 이런 마음들이 제겐 큰 원동력이 된다. 우리를 더 뜨겁게 만든다”고 했다. 곁에서 귀 기울이던 김요한이 “나는 이런 얘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너스레를 떠는 모습까지, 영락없는 ‘찐친 바이브’(진짜 친구 분위기)였다.

“저희의 여정이 마냥 순탄했다면 사랑이란 주제는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그런데 이런 불안과 방황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겪잖아요. 청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뭔가에 도전할 때 설레는 마음을 느끼는 한 누구나 청춘 아닐까요. 50대인 저희 부모님도 여전히 청춘이라고요! 하하.” (위아이)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