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올린 글 지워주세요”… 중3 가장 많았다

“어릴 때 올린 글 지워주세요”… 중3 가장 많았다

디지털 잊힐권리 시범사업
개인정보위, 두 달간 3488건 접수

기사승인 2023-07-03 07:42:57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 A씨는 몇 년 전 좋아하는 가수의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팬 카페에 본인의 전화번호를 포함해 구매 희망 게시물을 작성했다. 시간이 지나 ‘탈덕’한 그는 카페에서도 탈퇴했다. 그러나 최근 포털 사이트에 자신의 아이디를 검색하자 탈퇴한 카페에 작성했던 게시물이 검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게시물 중에는 전화번호가 포함된 게시물도 있어 삭제를 하고 싶었지만, 카페를 탈퇴해 게시물을 삭제할 권한이 사라져 곤란했다.

정부가 청소년의 과거 온라인 게시물을 대신 삭제해주는 사업을 시행한 가운데 두 달 만에 신청자가 약 3500명이 몰렸다. 게시물 삭제를 가장 많이 요청한 연령은 15세로 나타났다.

2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잊힐권리 시범사업’ 시행 두 달을 맞아 지난달 30일까지 신청된 3488건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신청자 수가 많았던 연령은 15세로, 총 652건(18,7%)을 신청했다. 연령대별로는 16세 이상 18세 이하(고등학생)가 신청한 건수는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반면, 19세 이상 24세 이하 성인의 신청 비율은 30%로 가장 낮았다.

게시물 삭제 요청이 많았던 사이트는 유튜브(26.7%)였으며, 페이스북(18.1%) 네이버(17.0%) 틱톡(14.8%) 인스타그램(13.5%) 순이었다.

접수된 사례를 보면 과거에 본인 사진이나 영상, 전화번호 등을 게시했으나 삭제하지 않은 채 사이트를 탈퇴해 게시글 삭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또 어린 시절 만든 계정을 분실한 경우도 많았는데, 신분증도 없는 아동·청소년은 자기게시물 입증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담당자와 상담, 자기게시물 입증자료 보완, 사업자 요청을 거쳐 게시물 삭제와 검색 목록 배제가 이뤄졌다. 얼굴이 나온 게시물은 정면 얼굴을 촬영한 사진으로 자기게시물을 입증하도록 했고, 전화번호 노출은 요금 고지서를 통해 확인했다.

이정렬 개인정보위 사무처장은 “서비스 개시 2달 만에 3500명에 가까운 아동·청소년들이 신청한 만큼 ‘아동·청소년 디지털 잊힐권리 시범사업’은 국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개인정보 통제권 행사 지원사업”이라며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서비스의 운영현황과 성과를 살펴보고 보다 많은 아동·청소년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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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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