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웨어러블 전자기기 등을 통해 환자가 집에서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비대면 임상시험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국내에서도 가까운 시일 내 해당 기술이 활발히 적용될 것으로 예측됐다.
임상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 메디데이터는 11일 그랜드 인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과 함께 ‘새로운 임상시험 시대의 환자중심 디지털 혁신’ 기술을 공유했다.
유재구 메디데이터코리아 지사장은 “오늘날 임상시험은 환자 개개인의 특징에 맞춘 정밀 의료에 가까워지면서도 전통적인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팬데믹으로 임상시험의 중단과 지연이 일어나고 전통적인 임상시험 한계가 부각되면서 ‘디지털 기술의 적용’과 ‘환자 중심’으로 임상 방식이 전환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전통적인 임상시험은 환자가 일정주기로 시험기관에 방문해 생체징후 등을 확인해야 한다. 유병률이 매우 낮거나 일부 지역에 환자가 몰려 있는 희귀질환의 경우 병원이나 임상기관과 접근성이 떨어져 임상 환자를 모집하기 어렵다. 환자 모집이 어려워지면 신약 개발 성공률도 낮아진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DCT)’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분산형 임상시험은 임상시험 관련 활동의 일부 또는 전부가 병원이 아닌 곳에서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특히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해 환자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임상 참여가 가능하다. 또한 환자는 모바일 앱이나 웨어러블 기기로 직접 데이터를 전하고, 임상기관에서는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통해 환자 임상 진행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유 지사장은 “분산형 임상시험 도입을 통해 많은 제약사들이 환자 모집기간을 단축하고, 전반적인 임상시험 데이터 품질을 높이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방식이 빠르게 확산돼 임상시험 방식의 일부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불과 4년 전까지는 임상시험에 있어 전자동의서 도입이 안 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해외 임상을 위해 분산형 임상시험을 이용하고 있다”며 “현재 자국 내에서는 비대면 진료나 모니터링 규제로 인해 분산형 임상을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규제당국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임상시험 방식 도입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활발히 사용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안쏘니 코스텔로(Anthony costello) 메디데이터 페이션트 클라우드 CEO는 “현재 규제 때문에 분산형 임상시험이 도입되지 못한 나라가 많이 있다. 어떠한 기술이라도 각 국가별 규제기관을 허가 받고 도입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궁극적으로는 대부분 국가에서 분산형 임상시험을 허가할 것으로 믿고 있다. 메디데이터는 새로운 기술이 현장에 도움이 되도록 각국의 규제 기관, 파트너사들과 만나 꾸준히 얘기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메디데이터는 환자 참여 활성화부터 전자동의, 전자설문, 원격모니터링 등 임상시험 분산화를 위한 통합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407개 분산형 임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메디데이터는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전문 이노베이션 연구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중소기업 벤처부 산하 임상센터와 협업하고 위탁생산(CDMO) 제조업체들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