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논란으로 대형 건설사 불신이 극에 달한 와중에 서울 강남 신축아파트가 또 물에 잠겼다. ‘순살 자이’ 등 각종 밈을 만든 문제의 그 ‘자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전날(11일)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단지가 물에 잠겼다. 입주민 보행이 어려울 만큼 단지가 빗물로 가득 찬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에 돌고 있다. 커뮤니티 시설 이용이 불가할 만큼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는 입주한 지 5개월도 안 된 신축아파트다. 40억원을 호가하는 3375가구 대단지다. GS건설이 시공했다. 이번 침수로 단지엔 ‘한국의 베네치아’라는 별명이 붙었다.
자이 아파트 침수는 낯설지 않다. 최근에도 개포자이 지하주차장과 티하우스에서 물고임 사고가 있었다. 사고가 잦다보니 ‘침수가 곧 옵션’이라는 조롱도 나온다. 재건축 필요성도 나온다. 검단신도시 공공주택(안단테) 시공 중 철근 누락으로 사고를 낸 기업이 지은 아파트인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검단안단테 경우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 종합적인 부실이 문제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지난해 초 붕괴된 광주 화정아이파크처럼 전면 재시공이 확정됐다.
GS건설 말고도 시공한 아파트에서 하자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문제는 시공사 대부분이 대기업이라는 점이다. 이 탓에 ‘내’가 사는 집도 안심할 수 없다며 이사를 고려하는 입주민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GS건설은 지대가 낮고 개방형으로 건설하기 위해 바깥과 단차를 두지 않고 디자인해 빗물이 들어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 큰 배수관으로 교체를 검토 중으로 전해진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