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폭우 후 ‘상흔’ 여전

‘물난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폭우 후 ‘상흔’ 여전

현장 가보니…배수펌프⋅호스로 임시방편 침수 방지

기사승인 2023-07-15 06:00:25
침수피해를 겪은 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단지 내에선 빗물 퍼나르기 작업이 한창이다. 빗물받이에 배수펌프가 설치됐다. 사진=송금종 기자 

한바탕 물난리를 겪은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는 안정을 되찾은 듯 했다. 14일 오전 단지를 찾아보니 침수로 운영이 중단된 커뮤니티센터(카페테리아)엔 끼니를 챙기려는 입주민으로 가득했다. 피트니스클럽 러닝머신도 만원이고, 티하우스도 문을 열었다.

지난 11일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이날 밤까지 시간당 70㎜ 이상 비가 내렸다. 이 비로 단지 커뮤니티센터 분수시설과 지하주차장이 침수됐다.

한 입주민은 “화요일(11일)에 비가 많이 와서 분수시설이 잠겼다. 그날 양재천도 넘친 걸로 안다. 주차장도 밑으로 움푹 파여서 물이 고였다”며 “지금은 나아졌다”고 말했다.
단지 내에서 배수펌프가 최소 5개 설치됐다. 사진=송금종 기자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는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신축 아파트다. 매매가가 20~30억 원이고, 게스트하우스·인피니티풀 등 각종 시설을 갖춘 호화 아파트인데 입주 첫 해에 침수를 겪었다. 입주민들은 매년 여름이면 폭우를 걱정해야 한다며 불만이 심하다.

시공사인 GS건설도 곤욕을 치렀다. ‘자이’ 브랜드에서만 벌써 두 번째 침수여서다. 사고가 잇따르자 이 아파트도 날림공사 구설에 올랐다. ‘베네치아’ ‘자이아가라’ ‘메이드인자이나’ 등 신조어가 인터넷을 달궜다.
침수됐던 커뮤니티센터. 자갈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침수 깊이를 스마트폰 측정앱으로 쟀다. 사진=송금종 기자 

폭우가 할퀴고 간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센터 앞 침수자리엔 조경용 자갈이 너저분하게 흩어져있었다. 침수된 곳 깊이를 재보니 20㎝에 불과했다. 또 사방은 막혀있었다. 11일 강수량을 따졌을 때 3시간이면 넘치고도 남을 깊이다. 단지 내 빗물받이 폭도 좁고 넉넉하지 않아 보였다. 게스트하우스 앞 화단엔 식물이 드러누웠다. 물 웅덩이도 생겼다. 

변덕이 심했던 날씨는 최근 본격적인 장마철로 진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주말까지 전국에 비가 내릴 예정이다. 중부지역은 최대 300㎜ 이상이다. 단지를 방문한 날도 장대비가 쏟아졌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게스트하우스 앞. 폭우로 깊은 웅덩이가 생겼다. 사진=송금종 기자 

단지도 침수를 막기 위해 열심히 빗물을 퍼 나르고 있다. 배수펌프(양수기)를 상가에서 1개, 단지에서만 최소 5개 발견했다. 붉은 호스가 경계 마냥 길게 늘어져있다. 인부가 수레에 호스를 한 짐 가득 싣고 부지런히 단지를 오갔다. 지반이 약한 곳엔 모래주머니를 대고, 비닐로 덮었다.

집값을 걱정해서인지 침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주민도 있었다. 어떤 이는 “3,40분이면 (물이) 빠지고 잠깐 고였을 뿐인데, 그 사이에 (침수)뉴스가 도배된 것”이라고 푸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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