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충북교육감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윤 교육감은 전날 오전 충북도교육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특강에서 “교사들은 예비살인자라고 인정하고 교사가 돼야 한다”며 “이런 성정이, 마음가짐이 안되면 (학교를) 다니지 말고 사표 내고 나가라, 자퇴하고 나가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민중의 소리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이런 발언은 교사의 사명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교육감은 “적어도 교사의 눈빛 하나, 교사의 한마디에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의 싹을 자를 수 있고 살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둬야 한다”고 했다.

윤 교육감은 “학교에 오면 아이에 대한 권한이나 전문적인 식견에서 (학부모에게) 내가 전문가니 나한테 맡기라고 하는 등 절대 물러서지 마시라. 진정한 전문가라면 당당하게 임하라”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가 학력 등으로 비교나 무시를 하더라도 감정 상하지 않고, 교육 전문가라는 자부심으로 감정 변화 없이 상대방을 대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러나 윤 교육감의 발언 중 ‘교사는 예비살인자’란 표현이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 교사가 사망한 사건으로 교육계가 교권 강화 등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나온 ‘예비살인자’에 교사들은 충격에 빠졌다.

윤 교육감의 SNS에는 비판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교사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선생님들께 예비살인자라니”라며 “의도는 모르겠지만 교사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이 시국에 어린 교사들에게 힘을 주지는 못할망정 예비살인자 발언이라니”라며 “교육감으로서, 교사 양성 기관의 교수였던 분으로서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교사라고 밝힌 누리꾼들은 “이런 발언이야말로 교사들의 예비살인자이자 살인방조자. 교사들은 예비자살자가 될 것” “이제 막 교직 생활의 싹을 틔운 선생님들을 격려해주진 못할망정 인격을 모독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진의와 상관없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노조는 “지금 교육계는 동료 교사를 잃은 비탄에 빠져 있다”며 “이러한 교사들의 심정을 공감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하지만 오히려 교사들이 자기 검열을 더욱 강화하기를 바라며 세뇌에 가까운 잘못된 신념을 심으려는 시도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