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주말 동안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12명 나오는 등 사망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31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기상청이 장마 종료를 선언한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전국에서 255명이 온열질환자가 나왔다. 이중 추정 사망자 7명이다.
지난 주말 온열질환 추정 사망 사례가 속출하면서 공식 집계 숫자는 크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29~30일) 동안 온열질환으로 12명(추정 포함)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경북 지역에서 2명의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9분쯤 경북 예천군 감천면 관현리에서 80대 남성이 풀밭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같은 시간대인 오후 2시8분쯤 문경시 마성면 외어리에서도 90대 남성이 밭일하러 갔다가 길가에 쓰러져 숨졌다.
29일에도 경북에서만 폭염 속에서 밭일하던 70~90대 노인 4명이 숨졌다. 같은 날 경남에서는 밀양과 남해에서 농사 일을 하던 2명이 숨졌다. 경기도 양평군 영서면 옥수수 밭과 안성시 대덕면의 한 밭에서도 숨진 사례가 발생했다. 충북 제천시와 전북 군산시에서도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 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 증상을 보인다. 이를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면서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은 폭염 시 야외 작업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온열질환자의 45.8%는 실외 작업장과 논밭에서 발생했다. 또 53.1%는 낮 시간대에 증상이 나타났다.
질병청은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야외 작업, 운동 등을 자제하고, 시원한 곳에 머물러야 한다”며 “80세 이상 고령층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며, 어린이·학생 또한 폭염시 과도한 운동과 야외활동을 피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가 차 안에 잠시라도 혼자 있지 않도록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