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총경회의를 주도하다 3개월 정직 징계를 받고 최근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 팀장으로 사실상 좌천된 류삼영 총경이 사직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류 총경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찰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국 신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모였다는 이유로 저를 포함한 참석자에게 사실상 강등에 가까운 보복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누군가 ‘경찰 블랙리스트’를 조직적으로 관리하면서 경찰청장이 가진 총경 인사권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류 총경은 “저의 사직을 끝으로 더 이상 조직 전체를 뒤흔드는 보복인사를 멈추고, 부당한 외압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하는 청장 본연의 임무를 다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앞서 류 총경은 이날 오전 경찰 내부 게시판에도 글을 올려 “지난 35년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경찰 조직의 일원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누구보다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해 왔다고 자부한다”며 “그러나 최근 1년간 일련의 사태로 인해 경찰 중립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을 더는 지켜보기 어려워 감히 14만 경찰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사직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류 총경은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8일 단행된 총경 인사에서는 경남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발령 났다. 112상황팀장은 지난해까지 경정급 간부가 맡다가 올해부터는 총경 복수직급제 도입으로 총경급 경찰관도 보임하게 됐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는 8년차 총경인 류 총경이 갓 승진한 총경급이 맡는 보직을 맡은 만큼 좌천 인사라는 평가가 많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