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잼버리 콘서트, BTS 출연 요구는 ‘뭇매’

한숨 돌린 잼버리 콘서트, BTS 출연 요구는 ‘뭇매’

기사승인 2023-08-08 18:15:19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에서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이 조기 철수하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파행 위기였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콘서트가 개최 일정을 확정하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출연 가수 명단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여론을 뒤집지는 못한 모양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잼버리 콘서트 참여를 촉구하자 아미(BTS 팬덤)를 비롯한 K팝 팬들은 반감을 드러냈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잼버리 K팝 콘서트는 오는 11일 서울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애초 이 공연은 6일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폭염과 태풍 등으로 일정을 미뤘다. 문체부는 “이동시간과 편의성,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보유한 행사 경험과 안전관리 노하우, 쾌적한 관람 환경 등 여러 요소를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출연진도 얼추 윤곽이 잡힌 것으로 파악된다. 가요계에 따르면 그룹 뉴진스가 출연을 확정했고, 세븐틴 쪽으로도 섭외가 이뤄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KBS2 ‘뮤직뱅크’가 이날 결방하면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려던 가수들이 잼버리 K팝 콘서트로 옮겨 가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KBS는 잼버리 K팝 콘서트 제작 지원을 맡고 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를 연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일단 급한 불은 껐으나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다. 공연 개최 일정과 장소가 잇달아 바뀌어서다. 공연 진행자로 낙점됐던 배우 장동윤을 비롯해 그룹 스테이씨, 엔믹스, 베리베리 등이 일정 변경으로 잼버리 콘서트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익명을 요청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인기 아이돌 그룹은 통상 1~2개월 스케줄이 미리 정해져 있다”고 귀띔했다. 공연 일정이 변경되며 섭외에 혼선이 빚어진 게 당연한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BTS의 출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오자 K팝 팬들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방부는 (잼버리) K팝 콘서트에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며 “BTS와 함께 세계 청소년들이 담아가는 추억은 또 다른 대한민국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BTS 멤버 중 진과 제이홉이 육군 현역병으로 복무 중이다.

팬들은 거세게 반대한다. 트위터에선 “BTS는 국가 소유가 아니다”(ajs****), “논란은 정부와 주최 측, 수습은 BTS”(dalc****), “BTS가 정부 방패막이냐”(iceameric****) 등의 비판이 쏟아진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는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대회 준비가 미흡해 질타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방탄소년단 등 K팝 가수를 내세워 부정 여론을 뒤집으려 한다는 주장이 팬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공연이 폐영식 이후로 결정되면서 ‘K팝 콘서트를 인질 삼아 참가자들을 퇴영까지 묶어놓는 꼴’이란 지적도 나왔다.

잡음이 커지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BTS의 잼버리 콘서트 참석 여부는) 당 차원에서 논의하고 답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성 의원이 특별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관련 부처, 해당 연예인들 소속사와 같이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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