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위메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게임업체가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 신작 출시를 예정에 두며 실적 개선을 예고했다.
넥슨은 2분기 연결 매출 933억엔(약 9028억원), 영업이익 276억엔(약 26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 22%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역대 최대를 기록한 ‘매출 1조원’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서 고른 성과를 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FIFA 온라인 4’와 ‘FIFA 모바일’, 서브컬처 장르의 고향인 일본과 국내에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블루아카이브’가 실적 상승에 도움을 줬다. 이외에도 ‘HIT2’. ‘프라시아 전기’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도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서 매출에 호재가 됐다. 넥슨은 “자체 개발 IP(지식재산권)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역시 이용자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은 스팀을 통해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도 선보였는데, 완벽한 게임성으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매출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하반기에는 멀티플랫폼 기반의 ‘퍼스트 디센던트’와 중세 판타지 속 대규모 전투를 펼치는 ‘워헤이븐’ 등 신작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실적 성장은 지속될 예정이다.
반면 넥슨과 함께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을 이루고 있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쓰라린 성적표를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4402억원, 영업이익 353억원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71% 감소한 수치다. 분기 영업이익은 2017년 1분기 이래 최저치를 찍었다. 넷마블도 6033억원의 매출과 3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7% 줄었으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신작을 공들여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출시한 ‘신의 탑: 새로운 세계’와 9일 전세계에 선보인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을 통해 부진을 타개하려는 모양새다. 넷마블의 신작들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용자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넷마블은 하반기에도 ‘세븐나이츠 키우기’,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에 이어 ‘아스달 연대기(가제)’,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모두의마블2’ 등 7종의 글로벌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곱 개의 대죄’,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A3: Still Alive’ 등 판호작 3종도 중국 시장에 런칭할 계획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상반기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의 매출 하향화로 인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면서도 “하반기에 기대 신작들이 다수 포진된 만큼 실적 부문의 개선과 함께 글로벌 게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넥스트 리니지’로 불리는 ‘쓰론 앤 리버티(TL)’를 오는 12월 국내 출시한다. 이후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글로벌 런칭 예정이다. 이외에도 ‘퍼즈업: 아미토이’도 연내 글로벌 출시한다.
다만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컨퍼런스콜에서 “‘배틀크러쉬’와 ‘블레이드&소울 S’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프로젝트G’는 내년 하반기에 나올 것”이라 밝히며 신작 출시의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는 ‘리니지 라이크’ 광풍이 불고 있는 게임 시장 분위기를 의식하고 독자적인 게임 품질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 매출 2711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20%, 영업이익은 약 67% 감소했다. 비록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매출이 하락했지만, 지난달 출시된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의 성과가 반영되고 ‘롬(R.O.M)’ 등 신작 출시가 진행된다면 하반기 실적 개선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은 매출 3871억원, 영업이익 13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21% 줄었다. ‘배틀그라운드’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회사 특성 탓이다. 다만 지난 5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서비스가 재개되며 트래픽을 회복하고 있으며, 현지화 콘텐츠를 추가하고 대규모 e스포츠 등을 통해 인도 시장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11개 독립 스튜디오와 협력해 ‘눈물을 마시는 새’, ‘프로젝트 블랙버짓’, ‘프로젝트 골드러시’ 등 20개 이상의 새로운 게임을 개발 중이다. 또한 생태계 확대를 위해 ‘더 크리에이티브’라는 신작 제안 제도도 신설했다.
한편 위메이드는 매출액 약 159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수치다. 지난 4월 선보인 MMORPG ‘나이트 크로우’가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위메이드는 나이트 크로우를 연내 블록체인 버전으로 개발해 글로벌 출시 예정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중국 사업으로 결과를 집대성할 모멘텀이 왔다”며 ‘미르4’와 ‘미르M’의 판호 발급에 나서는 등 ‘미르’ IP 사업에 다시금 출사표를 던졌다.
대신증권은 “넷마블이 하반기에 7종의 글로벌 신작을 출시하고 중국에 3종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마케팅비가 수반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38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작 출시 연기에 따른 하반기 실적 부진을 점친 것이다. 반면 하나증권은 “‘리니지M’의 업데이트 효과는 3분기에, ‘리니지2M’과 ‘리니지W’의 업데이트 효과는 4분기에 반영되며 엔씨소프트 매출이 반등할 공산이 있다”고 밝혔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