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나스닥을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미국 은행 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에 투심이 악화됐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4.86p( 0.51%) 내려간 3만4288.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22p(0.28%) 하락한 4387.55, 나스닥지수는 8.28p(0.06%) 상승한 1만3505.8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S&P의 은행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금융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주가 대부분 다우와 S&P500에 속해 있어 다우와 S&P50지수는 하락한데 비해, 나스닥은 지수하락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S&P는 자금 조달 어려움과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미국 은행 등급을 강등했다. 어소시에이티드 뱅코프, 밸리내셔널뱅코프, 코메리카뱅크, 키코프, UMB파이낸셜코프 등이다. 키코프와 코메리카 주가는 각각 4.13%, 4.12% 하락했다.
무디스에 이은 S&P의 등급 조치는 주요 은행에 부담을 줬다. JP모건체이스(-2.07%) 뱅크오브아메리카(-2.44%) 시티그룹(-2.50%) 웰스파고(-2.33%) 골드만삭스(-1.02%) 모건스탠리(-1.51%) 등 은행주는 약세를 보였다.
연착륙 기대감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고금리를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 등으로 치솟았던 10년물 국채금리는 1.2p 내린 4.33%를 나타내고 있다. 투자자들은 25일 예정된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원 의장은 금리 결정이 경제 지표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해 왔는데,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미 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된다. 7월 FOMC 회의록에서는 경제 상황과 인플레이션 지속 여부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이 결정될 것으로 암시됐다.
이날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 금융, 에너지, 헬스, 기술 관련주는 하락했다. 종목별로 보면 생성형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로 거론되는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2.77% 하락했다. 엔비디아 하락에 AMD(-2.37%) 인텔(-0.75%) 마이크론(-0.86%) 등 다른 반도체주도 덩달아 하락했다.
딕스 스포팅 굿즈 주가는 부진한 실적과 연간 가이던스를 공개한 이후 24.15% 폭락했다. 메이시스 주가는 주요 쇼핑 시즌에 소비자 지출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14.05% 급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국채금리 상승이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PL파이낸셜 아담 턴퀴스트 최고기술전략가는 CNBC를 통해 “10년물 국채금리가 10월 고점 근처에 머물면서 증시가 약간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며 “10년물 금리의 저항선 돌파를 주시하고 있다. 금리가 더 오르기 시작하면 주식시장에는 더 깊은 하락세에 대한 경고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강세장에서의 후퇴 국면에 있다”고 덧붙였다.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에 빅토리아 페르난데스 수석시장전략가는 CNBC에 시장이 금리 상승으로 계속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이스인베스트먼트카운슬의 피터 투즈 사장도 “금리가 오르면서 증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