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숨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A(24)씨가 학생들 다툼 문제로 연락을 주고받은 학부모들 가운데 경찰관과 검찰 수사관 부부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연합뉴스와 경찰, 유족 측 설명을 종합하면 A씨는 이른바 ‘연필 사건’ 당일 다툰 학생의 어머니인 현직 경찰관과 통화했다. 이튿날에는 다툼 해결과 중재를 위한 모임에 검찰 수사관인 아버지가 참석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문유진 변호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가해 학생의 모친이 A씨에게 자신이 경찰임을 넌지시 알리는 하이톡(업무용 메신저)을 5월 발송한 것을 봤다”고 말했다.
연필 사건은 지난달 12일 A씨 반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긁으면서 발생한 다툼이다. 고인이 생전 이 사건을 비롯해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려 심적 부담감을 느꼈다는 게 유족과 서울교사노조의 주장이다.
서울교사노조는 지난달 A씨가 학부모들로부터 민원에 시달렸다는 동료 교사들의 제보 내용을 전달받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3월6일~7월14일 한 학기 동안 고인이 하이톡을 통해 전체 반 학생 26명의 학부모 중 10여명으로부터 민원 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 4명을 조사했지만, 폭언이나 갑질 등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학부모가 먼저 교사에게 전화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