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약제 급여 확대로 노인 골절 막아야 [환우 울림]

골다공증 약제 급여 확대로 노인 골절 막아야 [환우 울림]

문경희 (91세, 골다공증 골절 경험)

기사승인 2023-08-31 10:38:42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가까운 지인이 이불을 개키다가 넘어져 고관절 뼈가 부러지는 일을 겪었다. 뼈의 밀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라 그 자리에서 고관절이 뚝 끊어졌다고 한다. 

나도 뼈가 부러져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 몇 년 전, 교회에서 강원도로 봉사를 가 있던 중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다가 옆으로 살짝 넘어졌는데 가슴 뼈가 부러져버렸다. 골다공증 골절이었다. 일명 ‘시멘트 수술’을 받고 기적처럼 살아서 병원을 나왔다.

100세 시대가 온다면서 최근 언론에서 많이 다루는 것 중 하나가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골다공증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골다공증이 얼마나 무서운 질환인지 모른다. 뼈가 부러져 드러눕고 나서야 병을 발견한다.

나와 지인은 모두 90대다. 우리 같은 노인들은 길 가다 넘어져도 부러지고, 집에서 미끄러져도 부러진다. 마음 편히 활동을 못한다. 그렇다고 움츠러들어 집에만 있을 순 없다. 종종 대중교통을 이용해 길을 나서곤 한다.

수술 후에 두 번쯤 더 넘어졌지만 다행히 타박상만 입고 뼈는 괜찮았다. 골다공증 치료 덕분이다. 고령에 척추나 고관절, 흉추 뼈가 부러지면 꼼짝 못하고 누워서 살아야 한다.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서 살기 위해 골다공증 치료를 열심히 하고 있다. 매년 검사를 꼬박꼬박 받고, 의사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주사도 잘 맞고 있다.

골다공증은 미리 검사 받고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예전엔 골다공증약을 매일 먹어야 했는데, 요즘엔 1년에 한 번 맞는 주사도 나왔다. 골다공증 치료는 어렵지 않다. 

문제는 약값이다. 1년치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수년째 꾸준히 치료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의사 선생님은 나이가 들수록 뼈가 계속 약해지니까 치료를 이어가라고 하는데, 정작 보험은 1년 만에 끊긴다. 치료가 잘 되는 도중에 약값이 껑충 뛰어오르는 셈이다. 여기저기 아픈 노인들에게 이런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 된다.

고혈압이나 당뇨는 혈압, 혈당 수치가 좋아져도 꾸준히 치료를 권하면서 보험 처리를 해준다. 골다공증은 왜 그렇게 안 되는지 납득할 수 없다. 뼈는 사람 몸의 기둥이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뼈에 구멍이 생긴다. 뼈는 부러지면 끝이다. 

골다공증도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약값을 지원해주길 바란다. 뼈가 부러지지 않으면 그 힘든 수술, 입원, 재활, 요양을 안 해도 되고 나랏돈도 아끼게 된다. 정부가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해주고, 의사의 조언을 새겨 치료·관리하면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 100세 시대는 현실이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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