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새 교사 3명 숨져… ‘공교육 멈춤의 날’ 교육계 비통

나흘새 교사 3명 숨져… ‘공교육 멈춤의 날’ 교육계 비통

기사승인 2023-09-04 06:04:14
2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에 참석해 팻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이예솔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인 4일 전국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단체 행동에 나설 예정이어서 교육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사흘 새 교사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사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공교육 멈춤의 날’은 2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교사들이 연가나 병가 등으로 추모 행동과 전국에서 진행되는 집회 등이다. 일부 교사들은 평일인 이날 추모를 위해 연가나 병가 등을 활용해 출근하지 않을 전망이다. 결원 교사가 많아지면 학교 교육 활동에도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여 일부 학교는 당일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지난 1일 오후 5시 기준 밝힌 임시휴업 학교는 전국 30개교다. 지난달 29일 발표한 17개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교육부가 4일 집단행동이 사실상 파업이라며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히면서 강경 대응 방침을 예고하면서 상당수 학교가 임시휴업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는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라는 이름의 주최 측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선생님의 진상 규명 및 아동학대관련법 즉각 개정을 국회에 촉구하며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모 집회는 비슷한 시간대 전국 시도교육청 앞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외에도 △교육부 △세종 교육청 △강원도교육청 △경북도교육청 △대구교육청 △울산교육청 △부산시교육청 △경남도교육청 △대전교육청 △전북도교육청 △광주구도청 민주광장 △전남도교육청 △제주도교육청 등이다. 집회 참가 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교사들이 근무를 마치는 오후 시간대 열리는 만큼 규모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비 교사들도 선배 교사들의 목소리에 힘을 싣는다. 전국 교육대학원(서울교대·경인교대·춘천교대·한국교원대·공주교대)에서도 오후 7시 학내에서 동시 다발 추모 집회가 열릴 계획이다.

서이초에서는 ‘49재 추모제’가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이날 오후 3시 열린다. 이 행사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정성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서이초 운동장에 시민들을 위한 추모 공간도 마련돼 운영된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권회복 후속 조치 토론회 막바지에 참석해 교권 회복 및 교육 현장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교육부


교육부는 집회를 앞둔 전날까지도 “학생들의 곁에서 함께 해달라”며 집단행동 자제를 촉구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권 회복 및 교육 현장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고인이 된 선생님을 향한 추모의 뜻과 무너져 내린 교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마음은 교육부도 선생님들과 절대 다르지 않다”며 “학생들에게는 선생님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곁에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이초 교사에 이어 교사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교육계는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달 31일에서는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 1일에는 전북 군산의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교사들의 잇단 죽음이 알려진 이후 지난 2일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만명의 교사들이 참석했다. 지난 7월18일 서이초 교사가 숨진 이후 7주째 매일 주말 열리는 추모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공교육 멈춤의 날을 앞둔 전날에는 경기도 용인에서 한 고등학교 교사가 청계산 등산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유족으로부터 ‘최근 학부모 민원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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