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후 금연을 시작한 환자는 비흡연자와 치료 성적이 비슷하다는 국내 의료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정규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관상동맥 중재시술(PCI)를 받고 국가건강검진에서 흡연 상태를 기록한 7만4471명 환자의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이 관상동맥 시술 후 치료 성적을 분석한 결과 흡연자의 주요심뇌혈관사건(MACCE)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 대비 20% 높은 반면, 과거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와 유사한 정도의 발생 위험이 관찰됐다. 관상동맥 치료를 받더라도 흡연이 치료 성적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관상동맥 시술 전후 건강검진을 받은 3만1887명의 환자를 흡연상태 변화에 따라 △비흡연자(비흡연→비흡연) △지속흡연자(흡연→흡연) △금연자(흡연→비흡연)로 구분해 분석을 이어갔다.
그 결과 흡연 과거력이 20갑년 미만인 환자가 관상동맥 시술 후 금연할 경우 주요 심뇌혈관사건 위험이 비흡연자와 통계적으로 흡사했다. 반면 흡연 과거력이 20갑년 이상인 환자는 금연을 하더라도 주요 심뇌혈관사건 위험이 지속흡연자와 유사했다. 누적된 흡연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심장 근육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갑년이란 하루에 피우는 담배의 양(갑)과 흡연을 한 기간(연)을 곱한 값으로, 20갑년은 하루 1갑씩 20년, 혹은 하루 2갑씩 10년간 담배를 피운 것으로 환산된다.
한정규 교수는 “최신 관상동맥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도 흡연이 치료 성적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대규모 인구기반연구로 증명했다”라며 “흡연 경력이 20갑년에 미치지 않은 경우 시술 후 금연을 하면 비흡연자와 유사한 정도의 치료 성적이 관찰된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흡연자라고 해도 비흡연자만큼 양호한 치료 성적을 거둘 20갑년 정도의 기회의 창이 있는 만큼 금연을 서둘러 실천할 수 있도록 의사와 환자 모두 관심과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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